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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왜 이러세요? - 욥이 물었다
강정훈 지음 / 두란노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몰랐어?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야!”라는 영화대사가 있습니다. 인생이 영화 같다면 누구나 놀라워할 수밖에 없겠지요. 어느 평범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던 이에게 갑작스레 벌어진 일들은 그런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강정훈 목사님께서도 가정과 사역에 최선을 다하며 보냈었지만 갑작스레 사모님을 떠나보내셨습니다.
왜 나만 겪는 아픔이냐고 묻는 가사를 갖고 있는 어느 찬양처럼 아픔의 와중이지만 그 모습을 보일 수 없는 분이셨기에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 책은 아픔의 와중에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내용이라고 하셨기에 펼쳐보게 됩니다. 욥기의 내용과 더불어 자신의 삶을 덤덤하지만 신앙인의 삶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5개의 대주제와 24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내용들은 빠른 시간 안에 다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통에 담긴 의미를 빠르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기에 천천히 조금씩 읽어나가며 공감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는 말씀을 떠올려 보기에 좋은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 가까이는 물건을 잃어버린다거나 조금 떨어진 시간의 기억으로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이 존재합니다. 책의 주요 무대가 되는 욥기에서는 어느 날 한순간에 욥은 자신의 재물과 자녀, 건강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모든 걸 잃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절망의 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하나님을 쫓는 삶을 살았던 이들에게 생각지 못했던 고통은 무기력함과 분노, 원망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를 딛고 다시금 일어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일이기도 하고요. 도와줄 친구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 친구들이 나를 책망할 때엔 더욱 더 아골 골짜기 같은 흑암에 빠지게 만듭니다. 도대체 무슨 문제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단지, 개척을 하고 목회를 준비하고 자녀들과 열심히 살아가려고 했을 뿐인데 아픔의 시간을 주시고 치유의 순간이 아니라 간증이 될 이야기를 만들어 주신 것이 아니라 먼저 주의 품에 안기게 만드신 것은 생각해 본 적 없을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욥 또한 그렇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전 재산을 잃은 것도 몸이 아픈 것도 슬프지만 사랑하는 자녀들이 한꺼번에 먼저 가버렸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 없는 아픔입니다. 가까이는 세월호 참사와 조금은 더 예전이라 할 수 있는 대구지하철 사건까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이것은 어쩌면 신앙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난제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 난제는 모른다고 하면 된다. 어설프게 설명을 하려 하거나 억지로 해석하다 보면 이단이 나온다. 23쪽
모르는 것을 모른다 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공감해주는 것, 함께 울어주는 것이 예수님을 닮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많은 욥의 세 친구와 같습니다.
우리는 남의 죽음에는 너무 이성적이고 쉽게 말해 버린다. 79쪽
내 일이 아니므로 혹시라도 하나님께 죄를 지어서 혹은 보다 더 큰 은혜의 시간을 주시려고 그랬다는 말들은 결국에는 상처만 남깁니다. 아픔을 당한 당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욥의 세 친구가 처음에는 아무 말도 없이 같이 있어주던 모습처럼 말이지요. 이런 모습의 본이 되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누구보다도 흙수저의 신분으로 태어나서 고통을 겪으며 살았던 고난의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211쪽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서에 기초하면 예수님께서는 말구유에서 태어나셨고, 정부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을 피해서 머리 둘 곳 없이 다니셨습니다. 심지어 육신의 아버지는 일찍 저 세상으로 떠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직업은 당시 목수였기에 유복한 삶이 아니었을 것이며, 동생이 많은 집이었습니다. 정말 흙수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해서 행하신 일들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기쁨이 된 것입니다.
다시금 욥기로 돌아와서 생각해 봅니다. 두 가지 층위로 나뉘어서 벌어지는 일들, 천상의 일을 욥과 친구들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들에게 친히 오셔서 말씀하심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욥의 말년에는 많은 복을 주셨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진정한 위로는 어디에 있을까요.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게 됩니다. 자기가 가장 사랑했던 이를 잃는다는 것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입니다. 물론, 신앙을 갖고 있으며 천국이라는 소망을 품는 이에게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 또한 소중하기에 기억나며 마음을 추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욥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나누었을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요. 마치, 예수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가장 소중한 이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이들, 아픔을 치유하지 못한 이들, 이해할 수 없는 고통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욥기의 욥을 통해서라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위로자 되시는 예수님을 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