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헛되지 않아요 - Suffering is Never for Nothing
엘리자베스 엘리엇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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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을 글로 쓰면 책 한권은 뚝딱 나온다고 한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매 순간마다 겪는 희로애락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특별히, 죽음이라는 상황은 가족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만나게 된다. 죽음이 이르게 하는 병을 말하는 것이 아닌,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통과해야하는 의례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하물며 나의 배우자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아픈 경험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험을 2번씩이나 했다는 것은 자랑할 수 없는 아픔의 응어리가 아닐까. 저자는 고통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원치 않는 것을 갖거나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 원하지 않는 배우자의 죽음을 연속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믿음의 경주를 마쳐감에도 치매를 통한 지속적인 아픔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 것인가. 그런 가운데에도 본서의 제목처럼, 고통은 헛되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는 것은 경의를 표하게 만든다.

 

  나의 치부를 들어낸다는 것 자체로도 대단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을 보여준다는 것은 대단하리만큼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임에 틀림없다. 어느 순간에도 감사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기에 말이다. 아픔조차도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를 죽이는 것들에 감사하면 희미하게나마 그것들을 선물로 보기 시작할 수 있다. 129p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나를 괴롭게만 만드는 순간들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안목, 신앙의 눈으로 본다는 것이다. 감사할 수 없는 순간에도 감사한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결심과 단련, 담금질이 필요했을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라 본다.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기 전까지 우리는 절대 고통을 이해할 수 없다. 44p

 

  하지만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랑조차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위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이기에 가능해지는 것이 아닐까. 죽기까지 순종하시면서 보여주셨던 그 십자가의 사랑으로 말이다. 그래서 제목처럼, 고통은 헛되지 않는다. 고통으로 인하여 만날 수 있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힘들다고 느끼는 그리스도인에게 본서를 권하여 본다. 나 혼자 아픈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고, 그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스스로가 아닌, 하나님과의 간절한 만남임을 알도록 도와줄 수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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