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응."
"그 얘기 기억나?"
"무슨 얘기?"
"엄마 아팠을 때 엄마 친구들이 해줬던 말. 사람들이 하도 기도를 많이 해줘서 그 기도가 하늘에 닿았다는 말. 중2짜리가 그 말을 듣고는 아, 우리 엄마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아니었잖아, 언니. 그 말이 그 말이 아니었잖아."
주희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졌다. 윤희는 주희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주희 쪽으로 몸을 조금 움직였다.
"기도가 통하는 세상이면 그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니겠지.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그럼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간절히 살기를 바란 게 아니란 말이야?"
거기까지 말하고는 주희는 가만히 숨을 쉬었다. 윤희의 대답을 바라는 것처럼. 윤희는 팔에 얼굴을 받치고 누워 있는 주희를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그런데도, 가끔은 사람들이 우리 엄마 죽지 말라고 빌어준 거. 그 기도들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 기도들은 기도 나름대로 계속 자기 길을 가는 거지, 세상을 벗어나서. 그게 어디든 그냥 자기들끼리 가는 거지. 그것도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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