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손 게임단 사계절 1318 문고 69
김남중 지음 / 사계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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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내 책상에 앉아서 초미세먼지를 사발로 마신 듯 「보손 게임단」은 불편했다. 시작할 때는 기대감이 컸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지은이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불량한 자전거 여행」(창비 / 2009)의 열렬한 팬이니까. 하지만 중학생 찬세가 공원에서 야구를 하다가 날아간 야구공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경찰서에 끌려가고 손해배상 청구서를 받는 장면부터 이상했다. 「너구리 판사 퐁퐁이」(창비 / 2013)의 퐁퐁이 판사라도 불러 제대로 된 판결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비하면 이쯤은 약과였다.


 착한 게임을 만들었으나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외면당해 노숙자로 전락했던 강대한이 재기하는 계기. 국내 제일의 기업으로 별처럼 보이는 로고가 실은 모든 걸 잡아먹는 불가사리인 함라그룹과 그들의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사업 제안. 중학생들을 꾀어 다단계의 제일 단계를 채우는 어른들. 빅브라더에서 따온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보손 게임단 이름. 대학도 가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어른들 말을 따라 찬세를 비롯한 중학생 아이들 서른 명이 한 일들. 누군가를 무언가를 끊임없이 연상하게 되는 이런 내용을 짜깁기해서 청소년 소설을 쓴 이유는 대체 뭘까?


 지은이는 ‘섬세하고 뜨거운 청소년 소설’을 쓰는 꿈이 있고, ‘청소년들에게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 자유를 주는 것만으로도 전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 소중한 평화를 위해 시도해보자.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할 자유를 달라!“고 작가의 말에서 이 책에 대한 의도를 밝혔다. 공감은커녕 ’이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인가‘ 싶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이들이 그런 일을 당해도 염려하거나 다독이는 어른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생각하는 사람도 양심이 있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상처받거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그저 로봇처럼 움직일 뿐이다. 진짜 소설이 그리운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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