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하종강 지음 / 철수와영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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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 그의 이름을 알기 시작한 건 그래 오래지 않았다.
한겨레21을 통해 작은책을 통해 자꾸만 눈에 밟히던 이름이었는데,
어느새 친근한 이름이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그의 <중년일기>라는 부제를 단 책을 읽고 있으려니까,
그 사람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참 많은 걸 아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나 혼자 반가운 척 책에다 인사까지 하면서 읽었다.
하종강 아저씨 안녕하세요? 꾸벅.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데도 빨리 읽지 못했다.
아니, 천천히 읽고 싶었다는 것이 맞는 말일게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만큼의 깊이는 아니지만, 하종강 아저씨의 글은 따뜻하다.
그래서 천천히 그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엔가는 손에 색연필을 들고 보고 있었다.
가슴이 와닿는 글에는 나도 모르게 밑줄을 주욱 치면서...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진짜 일기 같은 글이어서
혹 하종강 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은 (마치 나는 잘 아는 듯이?, 나 혼자만의 친근함일 뿐이지만..^^) 뭐 이런 글이 있어? 하며 내팽개치지 않을까 내심 혼자서 걱정까지 하며 읽었는데, 그건 기우인 듯 싶다.
따뜻한 글에는 호소력이 있으니, 저자를 모른다고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에 실린 글이 쓰인 시점을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하종강 아저씨가 어느 나이 때에 이런 고민을 했는지, 입체적으로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어느 글은 요즘 이야기를, 그 다음 글은 10년 전의 이야기를 한다.
아이는 중학생이었다가 갑자기 초등학교 3학년이 되기도 한다.
구체적인 연도를 알면서 읽으면 조금은 시대 상황과도 연결해서 읽을 수 있으니까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하종강 아저씨의 생각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도 햇빛판을 봤을 때는 수신자 중심이어서 읽으면서 그닥 감동을 느끼지 못했는데, 돌베개판을 읽으면서는 선생님의 사유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어서 감동이 배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남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나게 읽히니, 나도 한번쯤 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혹 훗날 울 아이라도 재미나게 읽어주지 않을까 하고...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하종강 아저씨, 이 따뜻한 마음, 내내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철들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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