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2.2 2022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
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번 달에도 반갑게 나를 맞이하였다. 비록 과거의 신문지 감성은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나를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반짝이는 지성들은 서재 한 켠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 내버리며 내 마음 속으로 깊이 틈입해왔다. 


2. 이번 호의 주제는 크게 3가지 주제인 듯하다. 아마 시국에 맞추어 작성한 기사들인 듯 한데, 첫째 한국의 5월 대선과 프랑스의 5월 대선에 맞추어 작성한 대선 이슈를 들고 나오며 둘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담론을 들고 나오는 한편, 셋째 올림픽에 따른 중국에 대한 여러가지 담론들을 들고 나왔다.


3.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들은 바로 대선 국면에 의해 작성된 기사들이다. 가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집중한 지점은 유럽 좌파들 그중에서도 소위 '정당정치'에 오래 몸담은 정당들을 비판이었다. 르디플로는 평소와 다르게 (혹은 평소보다 더욱) 강경한 스탠스로 기존의 유럽좌파정당에 대해서 날카로운 시선들을 던졌다. 가장 먼저 프랑스 대선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듯이 왜 프랑스 좌파 정당이 서민들로부터 냉소적인 시선을 받게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서술한다. "노조 정치좌파가 시골에 살까? 시골지역 카페를 자주 갈까?"라는 절에서 보듯이 더이상 좌파는 서민들과 동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나아가 서민들의 고통(생활비와 교육)에 대해 절감하지 못함을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으로 "정치는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반문을 통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약자들만 손해"보는 정치로 나아가게 되었다면서 좌파 정당에 대한 반성을 대대적으로 촉구하였다. 실제로 얼마 전 KBS<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에서 진행한 에릭 제무르와 마린 르펜이 주도하는 극우 열풍을 소개하는 방송과 결부되어 상당히 의미를 보이는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4. 그 다음 타깃은 독일 좌파 정당들이었다. 독일 좌파 정당, 그중에서 가장 크게 타격을 하는 정당은 바로 독일 좌파당이었다. 르디플로는 프랑스 좌파정당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그들을 비판하였다.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바로 정체성 정치에 대한 좌파 정당의 결탁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하였다. 좌파당에 대한 지지자들에게 과연 이러한 정체성 정치가 먹힐 것인지 이것이 과연 최선이며 현실적인 선택이었는지 다시한번 돌아보자는 것이다. 단순히 좌파적인 지향점이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가는 외부적인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반발을 사지 말고 나아가 내부적인 지지마저 흔들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나아가 난민위기 이후로 가속화되어가는 내부파벌투쟁 역시도 다시한번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며 다시한번 대대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5. 마지막으로 지적하는 지점은 바로 포데모스였다. 이들은 정반대로 비판받았다. 이들은 기존의 내부적인 이론적 절차의 부재가 결국은 사상누각으로 정당을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면서 이론적 논쟁 과정이 없다보니 운동가들도 사상적으로 발전하지 못하였고 그러면서도 내부 단속만 심화되어 정당을 내부적으로 상당히 경직된 상태로 이끌고 말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포데모스 연합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차별적인 대중과의 소통을 들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대중에 대한 무차별적 소통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결과 포데모스는 스스로 자멸의 길로 나아가고 말았다는 결론을 이끌었다. 


6. 이렇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전반적으로 좌파 정당에 대한 대대적인 숙고와 충언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논지에 있어 좀 더 고민해야할 면들 역시 나타난다. 가장 먼저 각각 좌파 정당의 몰락은 상당히 가시적인 것은 사실이다. 당장 프랑스만 하더라도 1,2,3위 모두 극우 혹은 우익 정당이라는 점이 눈에 띄며, 독일과 스페인 역시도 상당히 좌파 정당이 몰락했음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여럿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과연 정당정치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잘못으로만 볼 수 있을까? 당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비판한 스페인의 좌파정당에 대한 비판은 독일의 좌파정당에 대한 비판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문제는 결국 좌파 전반에 대한 문제점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과연 좌파'정당'만의 문제인 것일까.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좌파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를 앞으로도 현명하게 헤쳐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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