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3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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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의 후속작인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를 보았습니다.


영국 역사에 관한 책인데 작가가 일본 분이어서 좀 놀랐어요.

작가인 나카노 교코는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현재 와세다대학교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으며 독문학자이자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해요.

출간한 저서를 보면 대부분 명화와 관련된 책이더라구요.

그림과 서양 문화를 사랑하시는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국은 아직까지 왕실이 현존하는 국가 중 가장 큰 상징성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죠.

사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없지요. 영국이라는 명칭은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단어일 뿐이고, 국제적으로 정식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줄여서 UK라고 합니다.

영국 왕실의 시작은 윌리엄 1세가 즉위한 후부터 일 거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윌리엄 1세는 심지어 영국 출신도 아니고 선조가 바이킹인 노르만인 이었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국 왕실의 세 왕조, 튜더, 스튜어트, 하노버, 작센코부르크고타, 윈저 다섯 왕조에 대해서 다뤄요.

다섯 가문이 별개의 가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노버가에서 현재(윈저)까지는 완전한 직계 혈통이고 가문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예요.

몇 가지 기억남는 작품들을 소개해 볼게요.

<런던탑의 왕자들>


에드워드 4세가 병으로 죽고 난 후 13세의 어린 왕태자가 에드워드 5세로 즉위를 했는데 후견인은 아버지의 남동생 리처드가 맡았다고 해요.

리처드는 에드워드 5세와 그의 남동생을 런던탑으로 보냈고, 그 이후에 이 소년들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다섯 왕조의 왕과 여왕에 대해 나오지만, 가계도와 시대별 연표를 함께 실어 부부 사이와 자녀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도왔어요.

책의 커버에도 있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무지개 초상화>예요.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제목 답게 명화에 대한 설명도 함께 있어요.

'무지개 초상화'라고 명명되듯 엘리자베스 오른손에 쥐고 있는 것은 무지개.

무지개 바로 위에 'Non sine Sole Iris(태양이 없으면 무지개도 없다)'는 라틴어도 새겨져 있다고 하더라구요. 무지개는 '신과 인간의 약속'을 의미하고 평화의 상징이죠.

가운의 문양도 뛰어난 지혜를 나타내는 커다란 눈과 귀가 무수히 흩어져 있는 것이 돋보이더라구요.

멋진 초상화만 있는게 아니고, 역사적 사실을 담을 그림도 많이 나와요.

<제임스 왕 앞의 가이 포크스>라는 작품이예요.


의회가 열리기 전 의사당을 폭파하려는 음모를 밀고 해서 제임스 1세 앞으로 끌려 나온 장면을 그림으로 담았어요.

가이 포코스는 왕, 왕태자, 의원들을 폭살한 작정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본명과 동료의 이름은 끝까지 밝히지 않다가 고문이 점점 가혹해지면서 본명과 동료 11명의 이름을 토해냈대요.

<남해 거품 사건>


이 작품은 동판화라 그림이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어요.

경제에서 '버블'의 어원이 된 사건인데 남해 회사는 정부로부터 남미무역 독점 계약권을 받아 수익이 꽤 좋았다가 점차 경영이 어려워졌고, 정부도 전쟁 탓에 국고가 어려워져 남해회사 국채를 양도하고 주식 발행을 허가 했다고 해요.

이 때 주가가 10배 가까이 치솟았는데 '거품' 주식회사가 터져 이 시대를 풍자하기 위한 그림이라고 하네요.

설명을 읽어 보면 그림 하나 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더라구요.


조지 4세 왕의 풍자화도 있어요.


조지 4세는 뚱뚱했다가 날씬해진 걸까요? 아니죠.. 결국 화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미화하여 그린 덕분에 엄청 멋지게 완성한 작품이겠죠?

조지 4세가 아마 화가에게 후한 상을 내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위리엄 터너의 <노예선>이라는 작품이예요.


불길해 보이는 노을의 붉은 색과 엄습하는 듯한 구름의 흰색이 폭풍의 접금을 예고 하고 있어요.

높은 파도가 치는 바다를 보면 쇠사슬에 묶인 갈색 다리가 보이고, 물고기와 새가 날아와 인간을 쪼고 있어요.

노예상인은 노예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운송 중에 2 1조로 짝을 지었다고 해요.

당시의 잔혹함이 그대로 담겨 있는 그림이지요.

흑인 노예라고 하면 미국을 떠올리지만, 사실 노예 매매의 중심을 담당하며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던 나라는 영국이였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가족>


엄청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지요. 빅토리아 여왕은 앨버트에게 첫눈에 반해 연애 결혼을 했대요.

그림을 보면 결혼 6년 만에 다섯 명의 자녀들에 둘러 싸여있는데 이후로도 2 2녀를 더 나았고, 9명의 자녀를 두었어요.

앨버트는 애첩도 두지 않았다고 해요. 역대 왕족 중에 이런 사람은 또 없다고 하니 왕족들의 문란함을 알만 하겠더라구요.

영국은 여왕이 통치하면 번영한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유독 여왕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반면, 귀족과 신흥 부르주아가 지위와 황금을 쓸어 모으는 한편 서민의 생활을 담은 <영국의 최후> 그림도 있어요.


<영국의 최후>는 빈곤 때문에 호주로 건너가는 부부의 모습을 담았다고 합니다.

어느 시대나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기 마련인 것 같아요.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는 영국 왕조의 변화를 명화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예요.

명화도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있고, 명화에 대한 설명도 쉽게 풀어줘서 푹 빠져서 보았어요.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다녀왔는데, 아직 영국은 못 가봤지만, 이렇게 역사를 좀 알고 가서 보았다면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재밌게 여행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책이 나카노 교코의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의 후속작인만큼 앞에 책들도 보려고 도서관 상호대차도 신청했답니다.

명화를 좋아하시고, 세계사를 좋아하시는 , 특히 영국 역사에 관심 있으신 분은 보시길 추천 드려요^^


한경B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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