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과 제환공
신동준 / 한송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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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릴 때부터 많이 질문을 받는 중의 하나는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일 거다. 사실 베토벤, 이순신, 강감찬, 제갈공명, 영락제(광개토대제)라고 대충 둘러댔다. 사실 존경할 만한 점이 많은 분들이지만 마음에 딱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열국지>를 읽으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 사람이 바로 <관이오(자는 중)>이었다.

하지만 관중이 있기 위해서는 그의 친구인 포숙아와 최고의 제후인 제환공이 있어야 했다. 제갈공명이 늘 자신을 제나라 관중과 연나라 악의를 빗대어 얘기하길 좋아했다. 그 관중을 더 알기 위해 이 책을 사서 보았지만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관중의 생애와 치적에 대한 이야기는 열국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정책이나 사상에 대한 평가는 대학교 1년생이 쓴 리포트 마냥 조잡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펼치지 못하였다. 하지만 최고의 재상 관중과 최고의 제후 제환공을 알기에는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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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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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늘 바쁘게 살아가다가 휴학을 하게 되었다. 푹 쉴 맘에 쉬다보니 흐트러지는 마음을 추스릴 수 없게 되었다. 그 때 <한서이불과 논어병풍>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오우아거사'(吾友我居士)라 책하고만 사랑을 나누다 보니 친구가 없어 내가 나를 벗삼는 사내라 이름지었구나.

'선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가장 잘 부합되는 모습을 살아간다. 가난하게 살아가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그렇게 책읽기를 멈추지 않는 그를 보며 현대인들은 멍청하다, 한심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큰 뜻을 품고 살아간다. '풀무질하던 혜강(진나라 때 죽림칠현의 한 사람)과 나막신 좋아하던 완부(진나라 때 현인)에게 한번 눈길을 돌려 호걸들이 마음 붙이던 것을 나무라고 꾸짖는다면 조금도 일에 밝지 못한 사람이다. 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과연 대장간과 나막신이 있었겠는가?'

풀무질 하던 혜강과 나막신 손질하던 완부을 보고 소인들은 그들이 가슴에 큰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이덕무도 그들을 모습에 자신을 빗대어 위안을 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들을 보며 자신의 큰 뜻을 다지고 있었을 것이다. 지영은 천자문을 8백 본을 썼고 홍정로는 <자치통감>을 세차례나 손으로 베꼈다. 양구산은 호담암을 만나 '내 이 팔뚝이 책상을 떠나지 않은 것이 서른 해가 된 뒤에야 도에 진보함이 있었노라'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 지금 현대인들은 어딘가에 미치고 싶어한다. 미쳐서 뭔가를 열심히 열광적으로 하고 싶어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그 기를 발산할 곳을 찾는다. 그래서 월드컵에 열광하고 연예인에 미친다. 이 글을 읽다보면 내가 진정 뭔가에 미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현대의 에세이에서 주지 못하는 가슴이 뚫리는 듯한 신선함을 옛 서적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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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열국지 세트 - 전12권 - 완역 결정본
풍몽룡 지음, 김구용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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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사소설을 좋아합니다. <삼국지> <수호지> <연개소문> <대조영> <광개토대제> <대륙의 한> <백정> 등등... 그런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그 인물들이 예로 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춘추전국시대의 사람들이어서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역사소설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특히 춘추 오패라 불리는 제환공, 진문공, 진목공, 송양공, 초장왕 들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관포지교의 관중, 포숙아, 문경지교의 인상여, 염파, 합종연횡의 소진과 장의, 와신상담의 오왕 합려와 오왕 부차, 월왕 구천... 특히 제갈공명은 자신을 관중에 비유하길 좋아했습니다.

김구용의 동주 열국지를 읽다보니 이런 모든 궁금한 점들을 다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열국지의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들의 지혜와 삶에 대한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고사성어의 대부분의 유래를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오월동주, 결초보은, 계명구도 등등... 이 열국지는 중국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기본토대를 쌓을 수 있게 해줍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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