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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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회벽같은 질감에 장식적이고 감성적인 물건들의 사진, 새파란 박으로 새겨진 제목이 아름다운 책입니다. 표지 안쪽도 선명한 파랑색이여서 책을 열 때 선물상자를 연 것 처럼 설렜습니다.

제목과 소개, 디자인만 봐서는 예쁜 잡화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잡화 예찬,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일상 에피소드로 가득한 ‘감성에세이’일 것 같지만 이 책은 사실 반전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잡화라는 단어는 아름답고 무용한 오브제라는 정의를 넘어서 물건에 대한 욕망만이 남은, 본질과 기능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물건들이라는 다소 냉소적인 개념입니다.

저자는 오랜시간 직접 잡화점을 운영해오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물건에 집중하고 그것에 천착하기보다 점차 물성을 잃어가는 도구들, 그것들이 잡화가 되고 점차 유행과 키치함에 치여 혼탁해지는 잡화의 탁류를 멀리서 관망하듯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 탁류의 한 가운데서 허우적대는 기분에 대하여 토로하기도 합니다.

책의 시작은 저자가 운영하는 잡화점이 원래 오래 세들어 있던 건물에서 쫓겨나 다른 건물로 이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어딘가 세상의 구석진 곳에서 케케묵은 잡동사니를 팔고 있었는데 거기서 더 궁색한 곳으로 피신해야하는 잡화점 주인의 푸념을 마주하면 이 책의 산뜻한 표지를 다시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갸우뚱 하면서요.

하지만 점차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씁쓸함 유머를 발견하고 웃기도 하고 잡화점 주인답게 박학다식한 저자가 해주는 이런저런 얘기에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특히 물건이 너무나 흔해지고 유행이 짧아지면서 점점 가치를 잃어가는 요즘 세태에 대해 다양한 텍스트를 인용하며 펼치는 비판적인 시각이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그런 현상을 잡화화라고 부르거든요. 책의 표지에서는 전혀 맡지 못했던 비릿한 뉘앙스를 느낄 무렵에 오히려 잡화라는 단어에 혹하며 읽게됐습니다.

넘쳐나는 물건들 사이에서 왜인지 모를 헛헛함과 죄책감을 느껴본적 있는 사람이라면,물건에 깃들곤 했던 진한 추억과 감정들에 대한 향수가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에세이입니다. 게다가 예뻐서 다 읽고나면 한켠에 오브제로 두기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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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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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도, 이미 사놓은 책도 넘쳐나서 서평단 참여를 잘 하지 않는데,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는 것을 보고 부리나케 신청했다. 당첨이 되지 않는다면 직접 구매할 심산이었기 때문에, 당첨 발표를 보고 정말 기뻤다. 서평단 참여는 오랜만이라, 책을 받자마자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며 1순위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펴자마자 쉼없이 바로 완독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속도감과 몰입감이라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은 저자들이 6종의 멸종위기종을 만나기 위한 탐험을 기록한 책이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이야기이니만큼, 무거운 경고와 슬픔, 현실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통계자료, 활동가들의 좌절과 정부, 기업들의 무책임함에 대해 목소리를 드높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저 편안한 여행기처럼 쓰였다. 추천사와 서문에서 여러번 언급되는 더글라스 애덤스의 유머덕에 심지어는 깔깔, 육성으로 웃음을 터뜨리기까지 하며 읽었다.

가볍고 빠르게 읽혔지만, 읽은 후의 여운은 길었다. 멸종위기 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 부분인 것 같다. 유쾌하고 웃기는 여행기를 읽는 즐거운 독서가 끝나고 책을 덮고나면, 묵직한 질문이 남는 다는 것. 그리고 동물들을 마냥 피해자(?)로, 인간을 잔인무도하고 어리석은 가해자로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대체로 동물과 인간들을 모두 우스꽝스럽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를 무장해제 시킨다. 무장해제의 후에 찾아오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여지다.

나는 초판한정 부록인 색칠놀이책을 함께 받았다. 위에 책을 받자마자 읽었다고 썼는데, 정정해야겠다. 받자마자 색칠놀이부터 했다. 일러스트가 단순하면서도 동물들의 특징이 잘 살아있어 재미있게 칠했다. 무리한 기대이지만 동물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한 묘사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되어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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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한 이유 워프 시리즈 1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허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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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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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야기 (리커버 특별판)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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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어린시절 사랑했던 책. 얼마전 물에 젖는바람에 버렸는데 리커버가 나왔군요 ㅜ 환상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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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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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이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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