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

수상한 수학 감옥 아이들 - 어린이를 위한 수학적 사고력 동화 ㅣ 한경 아이들 시리즈
류승재 지음, 정은선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6월

제목이 심상치 않다. 수학 감옥이라니!

아이들은 무척 공감할 듯한 제목이다.

그리고 엄마들은 수학에 대한 이야기이니 좋아할 법한 제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수학적 원리가 등장하면서 처음에는 '아, 이 책은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있었다. 

아빠와의 추억 때문에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된 영실이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수포자'가 되기로 하지만, 전학을 간 학교에서 우연치않게 수학동아리 '수학의 발견'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여러가지 활동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수학'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제법 재미있게 풀어냈다. 

자전거 바퀴, 피자 등을 활용한 수학적 원리 설명은 친숙하면서도 재미있다. 

얄미운 말과 행동을 일삼는 친구부터 다정하게 도와주는 친구까지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하며 영실이는 성장하게 되고 수학을 다시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등장하는 약냥이와 '고수의 약방'. 

고양이와 무언가 의미심장한 약방은 흥미를 자아낸다. 

수학의 발견 멤버들은 '고수의 약방' 지하실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모두 수학 감옥에 갇히게 된다.

과연 아이들은 감옥을 탈출하게 될 것인가?  ㅎㅎ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수학적 사고 정리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이 많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교서관 책동무

교서관 책동무 - 비밀글자를 지킨 아이들 ㅣ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9
김영주 지음, 정지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22년 5월

책 제목에서 교서관이라는 단어가 도서관? 교도관? 이런 것을 연상하게 했다. 

책 제목에서는 사실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첫 장부터 생각보다 재미있잖아? 하면서 읽기 시작해서 금세 다 읽어버린 책이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삽화들은 글의 내용에 흥미를 배가시킨다. 

배경은 세종대왕 때로 추측된다. 

한글 창제에 얽힌 비화라고 해야 할까? 

어머니가 관노비인 지성은 자연스레 노비의 신분이지만 글 욕심이 많다. 

팔자만 사나워진다는 아버지의 타박에도 글에 대한 지성의 관심과 열정은 식질 않는다.

포기하지 않음 때문인지 선경이를 비롯하여 귀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지성이의 삶도 하나씩 풀려나간다. 

중간중간 글을 몰라 서러움을 겪었던 백성들의 어려움도 나오고, 노비라는 신분에 대한 차별과 무시. 그 시대의 배경과 상황을 아이들이 자연스레 알 수 있는 책이다.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중학년 정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고 개인적인 견해를 쓴 글이다.

봄꿈: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ㅣ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그림도 내용도 정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사실 권정생 선생님 이름을 보고 이 책을 신청하게 되었다. 

표지를 보면 아이가 담벼락에 붙어 숨바꼭질 술래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정겹다.

어렸을 적 한번은 해보았을 경험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짓게 된다. 

봄꿈. 

그리고 내용을 보면 아빠처럼 큰 사람이 되고픈 아이의 마음, 아빠가 너무 좋은 아이의 마음이 여실히 느껴진다.

밝고 따뜻하고 정감있는 느낌의 그림에 마음까지 포근해진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 아빠의 영정사진을 안고 있는 다섯살 조천호 군의 사진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이어진 권정생 선생님의 편지에 숙연해진다. 

어제가 바로 5.18이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픔. 그리고 역사. 

우리가 기억해야 하고 안고 나아가야 할 우리의 역사.

그림책으로 만나게 되어 반갑다. 

운하의 빛

운하의 빛 ㅣ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7
다빗 페르난데스 시프레스 지음, 푸뇨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2년 4월

다리가 아픈 프리츠와 사람들로부터 거지 취급을 받으며 천대받는 뒤셀 할아버지의 우정, 그리고 희망에 대한 판타지가 보이는 소설이다. 

프리츠는 아기 때 이상을 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피부가 괴사하여 한쪽 다리를 절단하였고 그 이후로 목발을 짚고 다닌다. 프리츠의 다리가 그렇게 된 뒤로 프리츠의 엄마는 새 자전거를 운하에 던져버렸고, 프리츠에 대해 신경 과민이 된다. 

프리츠는 우연히 운하에서 낚시를 하는 뒤셀 할아버지를 만나 이름을 묻게 되고 그렇게 둘의 우정이 시작된다. 아무도 뒤셀 할아버지에게 이름을 물어본 적이 없었는데 뒤셀 할아버지는 감동하게 된다. 

"그날부터 배에 사는 비밀스러운 거지들은 뒤셀 씨와 뒤셀 부인이 되었다."라는 구절이 마음을 울렸다. 

뒤셀 할아버지는 사실 운하에서 물고기를 낚는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운하에 버린 자전거를 낚아 올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낚아 올린 고물들을 모아 멋진 새 자전거로 바꾸어 팔고, 그 돈으로 먹을 것을 사서 뒤셀 할아버지와 부인은 그렇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때때로 며칠씩 굶는 날도 있었는데 프리츠는 집에서 먹을 것을 모아 몰래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그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지속되다가 뒤셀 할아버지가 한 쪽 발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자전거를 만들어주고 프리츠는 너무 신이 나서 자전거를 타게 된다. 

그러나, 그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프리츠의 엄마는 너무나 놀라 비명을 지르고 그 소리에 또 놀란 프리츠는 그만 사고가 나게 되는데....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까 궁금했던 책이다. 

뒤셀 할아버지와 부인의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는데 뒷부분이 또한 의외의 반전인지라 슬프기도 하면서 또 희망적이기도 하고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뒤셀할아버지를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순수한 프리츠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져온다. 

읽고나서 잔잔한 감동과 슬픔이 느껴지는 책이다. 

오! 이토록 환상적인 우리 몸

오! 이토록 환상적인 우리 몸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소냐 아이스만 지음, 아멜리 페르손 그림, 박종대 옮김, 윤정원 감수 / 우리학교 / 2020년 11월

와우! 사실 이 책을 보고 적나라한 그림들에 처음에 놀랐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성교육에 보수적이고 많이 늦은 건 사실이다.

나 또한 그런 보수적인 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신체 여러 부위들의 다양하고도 적나라한 그림들을 보고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랄 때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그런 시대에 자랐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때와는 달라져야겠지?

이 책은 우리 몸의 각 부위들에 대해 어떤 편견도 없이 다양한 모양, 색깔로 보여준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아무 거리낌이나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서 읽어주고 싶다. 

몸의 각 부분들이 어른의 시선으로 볼 때 예쁜 몸도 있지만 현실적인 모습의 살 찌거나 털이 있거나 등등 다양하게 나와있다. 그래서 더 좋은 책이다. 

우리 몸에 대해 함께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책이다. 

이런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아이들이 많이 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