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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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내면을 민망하리만치 철저하게 분석하는 작가를 통해 나의 내면에서 느꼈지만 부끄러워 묻어버렸던 내 본마음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에르노의 『집착』은 ‘자전적 허구‘를 작가들의 노출 욕구나 배출 통로쯤으로 치부하던 독자들에게는 하나의예외로 다가온다. 우선, 에르노의 글은 치열하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올올이 드러낸다.
‘그‘가 철저하게 모든 접근로를 차단해버린 ‘그 여자‘를찾아내기 위한 ‘나‘의 광기서린 행동들, ‘그‘와 ‘그 여자‘
에게 내뱉고 싶었고 가끔은 혼자서 입 밖에 내보기도 했던 ‘나‘의 원색적인 말들, 질투에서 야기된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나‘의 섹스 혹은 자위에의 몰입・・・・ 가리지도 꾸미지도 않는다. 이처럼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놓여 글쓰기가 가능한가? 그것도 자신의 삶이 글감이된 마당에?
.....
아니 에르노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가들 중 하나다. ‘글쓰기, 그것은 무엇보다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행하는 것이다‘라고 못박는 에르노에게 글쓰기란 타인의 시선에서 놓여난 시공간에서 행해야할 작업이다. 글쓰기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 작가의 내면에는 타인의 시선이 틈입할 여지가 없다. 글쓰기 주체로서의 ‘작가‘와 글감이 되고 있는 ‘나‘의 대면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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