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쓸쓸하지 않았던 아이들 역시 많았다고. 우산 속 나의 자리도 아늑했겠지만 우산 밖 빈자리가 우쭐했던 아이들도 분명 있었다고. 그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 가며 커 간 아이들이 갖게 되는, 산성비도 부식시키지 못할 단단한 마음 같은 게 있다고. 설령 그렇지 않았던들 그건 엄마들만 미안할 일이 절대 아니라고. 당시에는 우리들 모두가 너무 어려서 사회가 ‘엄마’에게 소급해서 씌우는 책임의 무게를 잘 몰랐다. _ 2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