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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 아이 없이 살기로 한 딩크 여성 18명의 고민과 관계, 그리고 행복
최지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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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아이나 엄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책. 존중하는 마음이 커지면 결국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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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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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있는 아몬드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몬드>의 주인공 선윤재는 그 아몬드, 즉 편도체가 너무 작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있음은 알지만 느끼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짜 서로를 느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작가는 독자에게 질문합니다.

 

책 표지에 그려진 소년의 표정처럼, 딱 윤재는 그런 아이입니다. 위험을 감지하지 못해 빨갛게 달아오른 주전자에 계속해서 손을 뻗는 아이, 넘어져 우는 아이를 일으켜주기는커녕 왜 우는지 이해 못하는 아이. '감정표현불능증'이란 병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희로애락애오욕'을 벽에 써붙이고 연습하지만 실제로는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차가 오면 피해야 하고, 남이 웃으면 따라 웃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만 겨우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아이입니다.

 

생물의 본능적 방어기제를 갖추지 못한 윤재는 정글에서 제일 먼저 죽을 존재입니다. 그런 윤재는 살인자가 미쳐 날뛰던 크리스마스이브, 지적이며 감성적이던 엄마보다, 영원히 죽지 않을 떡갈나무보다 크던 할머니보다 오래 살아남습니다. 곤이는 윤재처럼 두려움을 이겨내고 홀로 서는 강한 사람이 되고자 했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윤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윤재의 손을 잡아빼도 절대  뺄 수 없을만큼 양쪽으로 꼭 쥐고 있던 할멈과 엄마의 사랑 덕분입니다. 그를 예쁜 괴물이라고 부르며 아꼈던 그녀들 말이죠.

 

살아남은 윤재는 강해지기에는 감정이 너무 풍부해 눈물이 많은 곤이와, 생체 에너지를 아름답게 분출하는 도라를 만납니다. 그들을 통해 윤재는 눈물 흘리는 법을 익힙니다. 또 느끼진 못해도 이해한 대로 행동하고자 결심하게 됩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윤재의 아몬드는 멀쩡했는지도 모릅니다. 윤재는 엄마가 B사감의 2인극을 봤다면 울었을지도 궁금했고, 곤이가 자신의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가 쓰러질 때 왜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지도 물었습니다.

 

궁금하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염려입니다. 그리고 개입입니다. 우리는 보통 개입하고 싶지않을 때 무관심해지고, 궁금증도 묻어두게 됩니다. 그러나 윤재는 끝까지 물었고, 자기 답을 관계 속에서 찾아냈습니다. 윤재를 괴물로 보던 세상이 진짜 괴물인지도 모르죠.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윤재의 말이 자두맛 사탕의 단맛과 피맛처럼 내 머릿속에 굴러다닙니다. 아몬드를 많이 먹어야 할 사람은 윤재가 아니라 나라는 걸 일깨워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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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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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같은 사람이 더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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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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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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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궁리 공동선 총서 1
인디고 연구소 기획 / 궁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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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책이 수없이 출판되었다지만, 한번도 그의 책을 읽는 것에 성공한 적이 없는 저에게 인디고 서원이 준 선물<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허아람 선생님이 사비를 털어 이 책을 출판한 이유는 "세계의 석학들은 죽어가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그들의 이론과 철학을 받아들여 삶에 쓸모가 있게 하기위해서이다. 그들과 젊은이들 사이에 대학 수업이나 이론가들의 설명이 개입되지 않게 하기 위해 쉽게 쓰도록 노력했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처럼 청소년들이 읽어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주석들과 함께 쉽게 번역이 되어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마치 지젝이 옆에 있는 듯 생생하게 그의 생각을 전해 듣게 해주신 인디고 연구소에 정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은 진정 인디고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정말 제목처럼 모호하구나'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이해력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공동선과 혁명에 대해 그가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현실주의자인지 이상주의자인지, 이론이 중요하단건지 실천이 중요하단건지, 권력이 필요하단건지 탈권력되어야한다는 건지, 개인의 자유의지가 가장 중요하단건지 결국 사회 구조에 의해 개인의 의지는 구속될 수 밖에 없다는 건지, 그래서 혁명이 가능하다는 건지 불가능하다는 건지.....

읽는 내내 의문이 계속되었어요.

그러나 마직막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 '난 역시 바보야'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고, 최종적이고 불가지론적인 꿈을 실현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러 바꾸어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예견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료 보험 혜택을 조금만 더 늘이는 예산을 편성하려고 하면 "안돼, 그건 불가능해. 경제 시장이 감당할 수 없어."라고 말하죠. 이제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으면서도, 의료보험을 위한 조금의 돈도 확보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렇듯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사이의 구분에는 아주 분명한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만약 이 두 가지 측면울 하나의 추상적인 문제로 합칠 수 있다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인간 사유의 궁극적인 과제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한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뭔가를 구분지으려고 했던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이런 사회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젝은 자신만의 눈으로 세계를 통찰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세계의 일면을 보여주려합니다. 특히 혁명에 있어서 폭력의 문제에 대한 그의 대답은 실로 놀랍습니다. 우리는 매번 시위가 일어나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여 피를 흘리고 다치는 모습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립니다. 과연 저런 폭력적 방법밖에 없는지, 평화적으로 대화로 풀것이지, 야만적이야 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지젝은 "보이지 않는 폭력은 언제나 존재하며, 사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잔혹하게 죽어간다"고 말합니다. 쌍용자동차와 용산 참사 문제를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사실 그 현장에서 일어난 폭력보다 더 큰 폭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은 자본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시킨 권력과 자본의 폭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습니다.

 

지젝이 말하는 혁명의 최소 조건은 "사람들이 빈곤 상태에 있을 때, 사람들이 부정의한 상황을 경험할때, 그리고 그 부정의함을 느끼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자유가 있는 최소한의 공간" 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미 앞의 두 조건을 만족한다고 봅니다. 중산층들 조차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이것을 만들어낸 여러 세력들의 부정의함을 지겹도록 봐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란 상상을 하기는 힘듭니다. 그건 아마 세번째 조건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자유국가에 살지만, 귀닫고 입막고 사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사회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정도 살면 된거아니냐,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내탓이지, 돈을 어떻게 쓰는가보다 얼마나 벌었는가로 사람의 가치가 판단되는 거야.... 혁명을 생각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다가도, 금방 차가워져 버리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혁명의 가능성을 믿고, 보다나은 삶을 희망하며 새로운 공동선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인디고 서원 사람들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사실 나도 그저 내가 가진것을 잃지 않으려 버둥거리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시민적인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내내 철학자에게 지금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뭘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답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젝이 아닌 누구라도 해줄 수 없는 문제겠지요.

지젝이 말한대로, "진정한 사유를 하기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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