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모험 -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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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챕터별로 글이 짧아서 읽기 수월했다. 자리에 앉아 한 권의 다 읽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아서인지 금방 몰입이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에게 오랜 꿈같은 곳이었다. 이곳에 가면 내가 가진 고민이나 생각, 가치관, 더 나아가 나라는 사람조차도 변할 것 같았다. 사실 다녀오지 않았기에 품을 수 있는 정말 막연한 꿈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기 다행이라고 느꼈다. 꿈과 현실의 간극이 너무 크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조금이나마 내 꿈이 얼마나 커다란 망상이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책 초반부에 작가는 “어느 신화 속 낭만적인 무언가를 찾아 방황하는 순례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책을 덮는 순간 생각했다.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완벽하진 않지만 꽤 비슷한 모습으로 도달했다고.

저자가 그린 산티아고의 모습에 나는 꽤 실망했다. 내가 그리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한적하고 고요한 가운데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에너지를 기대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나는 그런 에너지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이 곳은 내 이상향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더 열렬하게 가고 싶어졌다.

저자가 걷는 동안 느낀 평화로움과 사랑을, 도착해서 느낀 현실과 깨달음을 내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어졌다. 꿈과 현실이 맞닿는 지점을 스스로 경험하고 부디 산티아고에서 그치지 않고 피니스테레까지 가서 나의 무거운 짐을 털어내고 올 수 있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막연하게나마 한 번이라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 읽기 좋고, 그 속에서 얻는 깨달음도 꽤 많다. 환상에 젖어있던 순례길에 적당한 현실감을 불어넣어 준 책. 코로나가 종식되고 산티아고 순계길 여정을 위한 짐을 꾸릴 때면 나는 이 책을 다시금 읽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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