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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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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심혈관 질환의 상식을 전하는 신개념 건강서'라고 떡 하니 적혀있는 이 책을 스르륵 넘기듯 보고는 이내 덥어버렸다. 글보다 그림이 많은,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이었지만 심혈관 질환과 나를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도 없고 건강이니 병이니 하는 책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문득 예전에 교수님 중 한 분이 새학기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책의 차례를 펼쳐놓고선 차례만 제대로 봐도 반은 공부한 거라던 말씀이 생각나 '밑져야 본전이다'하며 차례를 펼쳐들었다. 1화 담배, 2화 스트레스, 3화 당뇨병, 4화 가족력, 5화 식습관. 심혈관 질환이라고 하면 쉽게 생각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긴다고 알고 있었기에 식습관이나 비만, 더 가서 당뇨병이랑 가족력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담배나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는지는 몰랐기에 놀라움 반 호기심 반으로 읽기시작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만화적으로 구성해 처음 생각보다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만화의 앞 뒤로는 병의 자가진단 법, 원인, 치료법과 처방전에 대한 설명과 설명 중간 중간에 컬러로 된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 이해도 쉽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순식간에 다 읽고 나서는 우리 가족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봤다. 젊은 시절 부터 쭉 담배를 피워오신 아버지, 평소 예민하셔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고 작은 일에도 잠을 뒤척이시는 어머니, 요즘 너무 먹어대는 나와 내 동생까지. 자가진단 테스트를 보며 의심되는 부분은 없나하고 살폈다. 병이라고 하면 암이나 백혈병만 병인줄 알고 살았는데 한 해에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환자만해도 엄청나다고 하니 간과할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말로 가족들에게 설명해주니 잘 먹히지도 않는 것 같고 책을 슬그머니 거실 한쪽에 내놓으니 듣기 싫어하던 가족들도 슬그머니 읽어보는 눈치다. 병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 필요도 없지만 생활습관만 바르게 유지해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발병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병을 너무 간과해서 아픔을 겪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족, 나의 건강을 위해서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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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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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가즈키 하면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GO]다. 그 다음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 이 마저도 영화로 먼저 접하고 난 뒤에야 책을 뒤적여 보았다. 난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난 후에 그것의 원작 소설을 보게 되는 경우 원작 소설에 대한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반대의 경우도 영화가 아주 잘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실망은 하겠지만 전자의 경우만큼은 아니다. 내용을 알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성질은 급하고 읽는 속도는 느린 탓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굼벵이 기어가는 속도로 읽어나가다 보면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눈은 문장을 숭덩숭덩 잘라먹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결국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읽은 카즈키의 작품에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영화처럼]을 통해 카즈키의 세계에 장애물 없이 들어갈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영화처럼]은 영화를 통해서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용기를 얻는 사람들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엮여 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거나 다른 단편에 스치듯 등장하기도 하고 다른 인물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찌보면 사람들의 삶이라는게 다 옴니버스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각 단편들의 제목인 실제 영화들은 작품속에 주인공들과 어우러져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그 영화들 중 내가 본 건 손에 꼽히지만 나도 영화를 통해 울고 웃고 힘을 얻은 적이 있기에 이야기 속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 주변에 누군가가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상황이 되지 못하면 영화를 본다. 영화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니까. 나와 비슷한 처지의 등장인물의 이야기에 동화되어 감정의 위안을 얻기도 하고 실컷 울고나서  감정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책을 덮고 난 뒤 먼저 든 생각은 책 속에 나온 영화들을 보며 책 속 인물들이 가졌을 감정을 되새겨보고 싶다는 것이 었고 두 번째로는 로마의 휴일이 제목이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마지막으로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몹쓸 영화로 지적한 그 프랑스 영화는 도대체 뭔가하는 생각이었다. 어쨌든 일단은 로마의 휴일부터 보고 카즈키의 또 다른 세계를 탐험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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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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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눈으로 본 것을 모두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어제의 세계'를 받아 들고 책 뒷표지에 적힌 글을 보고서는 한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처음 한 건 아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시험 때만 다가오면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는 늘 했던 생각이고 나이가 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게 자격증 시험이니 뭔 시험 때만 되면 늘 하는 생각이다.

 이치가와 고로.
젊지도 늙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고 돌아서면 금새 얼굴을 잊어버릴 것 같은 무섭도록 평범하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남자. 이런 남자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있었으니 경의적인 기억력, 한 번 본 것은 모두 이미지화에서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 남자의 의문의 실종에서부터 퍼져나간다. 직장상사의 송별회 후 갑자기 증발해버린 이 남자는 1년 후 아무 연고도 없는 어느 마을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그리고 나는, 당신은 그 사건을 풀기위해 탑과 수로의 고장이라는 M마을, 고로가 살해된 채 발견된 그 마을을 방문한다. 

 서장부터 인칭을 당신으로 하니 책을 펴고 숨고를 새도 없이 M마을을 구석구석 탐방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장의 사람들 이야기. 마지막에 가서 밝혀지는 고로의 죽음에 대한 다소 머리를 멍하게 만드는 진실. 작은 마을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고로의 사건을 전후로 한 그들의 일상과 소소한 사건과 수수께끼들이 있다. 고로의 사건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듯 하지만 결국에는 고로의 오늘을, 그들의 오늘을 만드는 일들이다.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의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카오스 이론과 일맥상통하는 책 속의 '바람이 불면 통장수가 돈을 번다'는 하나의 선택이 끼치는 영향의 문제로도, 어떤 일들의 축적으로도 볼 수 있는 이 말은 책 전체의 내용을 관통하는 말 같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도 궁금함에 자꾸 뒷 페이지를 뒤적이게 만드는 것에 비해 결말이 다소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 읽은 지금에도 뭔가 흐릿하고 아직 퍼즐을 다 맞추지 못 한듯한 느낌이 들어 다시 읽으면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어찌보면 대단할 것 없는 이야기들을 두꺼운 한 권의 책 분량의 미스터리한 느낌이 폴폴 풍기는 이야기로 만드는 온다 리쿠의 능력에 새삼 한 번 감탄하며 다시 한 번 M마을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먼 과거부터 계속되어 온 기억의 축적이며, 그 축적을 인식할 수 있는 정신뿐이다. 세계는 정신을 아득하게 만드는 무수한 과거에 의해 성립된다. -P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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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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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한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된다. 바로 '온다 리쿠'이다.
정확히는 작년 말에 우연히 읽게 된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시작으로 삼월 연작 시리즈와 그 외의 작품들을 두루 읽게 된 것이다. 그 이후 그녀의 많은 작품을 접했지만 '온다 리쿠' 하면 여전히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다. 온다리쿠의 작품 중 제일 먼저 접한 탓도 있겠지만 옮긴이의 말에도 나오 듯이 왠지 온다리쿠 작품의 원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삼월을 발전시킨 연작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작이 아니라도 온다리쿠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뻗쳐나가는 줄기의 한 가운데 삼월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가 읽은, 혹은 읽고 있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바깥쪽 『삼월』이라고 해서 「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 장에 등장하는 책, 안쪽 《삼월》은 〈부〉로 구분되어 있다. 『삼월』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이며 각 장은 의문의 책 《삼월》 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제1장 기다리는 사람들'에서는 이른 봄, 독서가 취미라는 이유로 다니는 회사의 회장이 주체하는 '봄의 다과회'에 초대받아 회장의 별장에 2박 3일간 머물게 되는 사메시마 고이치의 이야기이다.
회장의 별장에는 회장을 비롯하여 회장의 세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들 모두는 미스테리 마니아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회장의 친구가 6년 전 죽기 전에 남긴 다잉 메세지를 토대로 의문투성이인 책 《삼월》을 찾고 있다. 사가판으로 200부를 제작해 지인이나 믿을만한 사람에게만 배포하고 어찌된 이유에서 인지 곧바로 절반가량을 회수했다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책. 사본을 만들지 아니하며 남에게 양도하지 않으며 친구에게 빌려줄 경우 한 사람에게 단 하루만 빌려줄 수 있다는 책. 거풍이라도 해 책을 찾으면 되련만 그러면 멋대가리가 없다느니, 수수께끼의 책을 찾아 2박 3일 사색의 저녁을 펼치는데 유언의 가치가 있다느니 하며 회장은 매년 사원 하나씩을 뽑아 다과회에 초대해 책을 찾고 있다.
제2장 '이즈모 야상곡'은 의문의 수수께끼 책 《삼월》의 작가를 찾아 장마가 시작 된 6월 중순 이즈모 행 열차에 오르는 편집자 도가키 다카코와 아카네의 이야기이다. 편집분야는 다르지만 미스터리 팬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지게 된 두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책의 작가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제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는 11월 인구 15만명이 안되는 성 밑 도시 시가지에서도 높은 곳에 있는 성터 공원 낭떠러지 밑에 소녀 두 명이 죽은 채로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녀들의 신원은 시노다 미사오와 하야시 쇼코. 마사오의 과외 선생을 했었던 노가미 나오코는 오랜만에 들른 집에서 미사오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앞으로 와 있는, 내용으로 봐서는 일기 같지만 소설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제목이 붙어 있는 미사오가 보낸 노트를 보고 두 소녀의 죽음에 얽인 이야기를 파헤쳐간다.
제4장 '회전목마'는 작가인 '나'의 1인칭 시점의 이야기와 작가가 『삼월』을 쓰기 위해 답사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 3인칭 시점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쓰는 이야기인 미즈노 리세의 이야기이다.

 네 장으로 구성된,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야기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모든 장이 의문의 책 《삼월》을 둘러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월》의 키워드로 석류를 등장시킨 것 처럼 『삼월』의 키워드로 고이즈미 야쿠모를 등장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각 장 어딘가에 등장하는 짙은 코듀로이 모자에 코트를 입은 고이즈미 야쿠모는 작품에 일관성을 주는 동시에 찾는 재미까지 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묘한 기시감이 느껴지는데  안쪽 《삼월》의 내용과 바깥 쪽 『삼월』의 내용이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들여다 볼수록 이야기와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것이 꼭 삼월에만 해당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온다리쿠의 작품을 읽다보면 전혀 다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다른 작품과 연관지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빠진다. 어딘선가 본 듯한,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얼기설기 이어져 있고 겹쳐져 있는 듯한 느낌. 실제로 삼월 연작 시리즈인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은 열매', '황혼녘 백합의 뼈'는 삼월의 내용을 발전 시킨 것들이기도 하다. 때로는 교차하고, 때로는 겹치고, 때로는 뒤섞이면서 영원히 순환한다는, 끝없이 돌고 도는 세계에 대한 온다리쿠의 노스탤지어를 정확히 이해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삼월이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고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구렁처럼  앞으로도 온다리쿠의 세계로 나를 이끌 것 같다고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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