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 이어 원 시공그래픽노블
조슈아 윌리엄슨 지음, 하워드 포터 외 그림, 안영환 옮김 / 시공사(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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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플래시를 한글로 옮기면 어떤 말이 될까, 섬광, 번쩍임, 빛, 여러 말로 대체할 수 있지만 모든 번역은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순간과 강렬함. 직관적인 히어로 네임이지만 플래시가 어떤 히어로인지 알면 알수록 어울린다고밖에 말을 얹을 수 없다.


배리 앨런은 히어로이다. 히어로였고 히어로일 것이다. 히어로지만 어린 시절도 있었다. 행복하지는 않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그 살해 혐의 누명을 뒤집어 쓴다. 그때부터 느림보 배리 앨런은 본격적으로 삶이라는 거대한 트랙에 몸을 맡기게 된다. 녹록치는 않다. 툭하면 치이고 몸의 속도는 빨라지는 일을 겪기도 한다. 그럴지언정 본질은 언제나 배리 앨런 그대로다. 언제나 선하고 올곧은 어린아이였다. 그렇기에 플래시는 커다란 위기가 있을 때마다 험한 꼴을 당하는 포지션이면서도, 너무 빠르게 살다 너무 빠르게 생을 마감하는 일이 있을지언정 선함과 희망으로 주변을 비출 수 있었다. 강렬하게.


플래시: 이어 원은 그 본질을 다룬다.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자신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바라는 그 배리 앨런의 본질 말이다. 너무나도 빠른 플래시는 너무나도 느린 인물 터틀 킹과 조우하고,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미래의 그 자신을 만난다. 그러면서 어설프고 조잡하던 코스튬은 점차 형태를 갖춰 간다. 옛날에 본 코믹스 주인공을 따오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배리 앨런이 완성되어 가듯 플래시라는 히어로도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코믹스 본연의 재미를 놓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슈아 윌리엄슨과 조슈아의 플래시를 좋아한다. 한참 익숙하던 만화 문법과 미국 만화 문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코믹스 읽기가 꾸역꾸역 씹어 삼키는 의무가 되어가던 무렵 나를 더 넓은 세계에, 플래시라는 히어로에게 소개시켜준 작가가 조슈아이기 때문이다. 컷 흐름은 보기 편하고 대화는 술술 흘러간다. 첫 장을 흥미로 펼쳤다면 덮고 나오면서 겨우 열중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작가이다.


좋은 캐릭터와 좋은 작가가 만났다. 틴 타이탄즈와 월리 웨스트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배리 앨런 플래시와 함께 월리 웨스트 또한 한글로 만나고 싶다는 바램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게 조슈아 윌리엄슨이 쓸 다른 캐릭터들이 궁금해졌다. 플래시의 이야기? 말해 뭐해. 이제는 원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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