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뻘게네 집 방문기 - 어른들이 읽는 동시집
박종덕 지음, 이연서 그림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평점 :
작가가 작은 시골학교의 교장으로 근무하며 일기처럼 쓴 동시인것 같다. 뭔가 작품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쓰려고 하면 정작 뭘 써야될지 머리가 하애지는데 이렇게 일상의 말이나 느낌, 풍경 등의 단상을 동시로 엮으니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뻘게네 집 방문기' 에서
-
혹, 어쩌다 밀려오는 외로움은
달빛 걸친 바닷가에서
밤하늘 별 물결만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도 떠오르지만
이 세상 부러울 것도
누구를 원망할 것도 하나없이
모래 털듯 모든 걸 털어내고
파도에 모든 걸 씻고
깨끗하게 돋는 아침 해를 보면서
또다시 바다를 향해 힘차게 달릴 수 있기에
뻘게는 오늘 하루도 아주 행복하다.
가끔 동물이나 식물, 물건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 혹은 그것은 이렇게까지 상처받지 않을 거고 앞날을 걱정하지도 않을거니까.
뻘게처럼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시골에서 돈 버는 법' 에서
-
"제가 무얼하면 좋을까요?"
노인은 잠시 생각해보시더니
시원한 답을 주셨답니다'
"그냥 시골 생활만 즐겨"
"자네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돈 버는 거여"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맞는 말이다.
우리는 뭔가를 꼭 해야하고 이루어야 하는 강박이 조금씩 있는 것 같다. 물론 나쁜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성실하게 일하면 어느 정도 밥먹고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는게 더 좋아지고 편해졌는데 성실하게 일만하면 바보인 세상이고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한다면 나태해지고 삶이 공허해질거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수만 있는 것이 아니니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살고자 마음을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