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걸 - 역사의 뒤안길에 숨어야 했던 클로뎃 콜빈 미래그래픽노블 4
에밀리 플라토 지음, 이희정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들 마틴 루서 킹은 들어보았을것이다. 미국의 흑인 운동자이자 목사인 그는 시영 버스의 차별적 좌석제에 대한 버스 보이콧 운동을 비폭력 전술로 이끌어 승리를 거두었고, 그를 계기로 전국적인 지도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 제도에 차별을 받은 이가 자리를 양보하라는 백인의 말을 거절해서 흑백 분리법을 위반한 죄로 경찰에 체포된 로자 파크스라는 흑인 여성이라고 알려져있는데 그 여성 이전에도 그런 여성이 있다고 한다. 왜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 책은 바로 그 흑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틴 루서 킹이 버스 보이콧 운동을 해서 성공한 것이 바로 로자 파크스의 일 때문이 아닐까싶다. 역사는 늘 승자의 기록이니 말이다. 기록 되지 않은 블랙 걸 클로뎃 콜빈에 대해 이제 알아보자 

이 책은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일반 만화보다는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특징이라는데 ( 초록창의 지식백과에서..그러더라는...)
왠지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한 느낌의 그림이다. 내용은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닐텐데..


책을 펼치면 최면을 걸듯 나는 앨라배마주에 사는 흑인이 된다. 1950년대에.


그 시대에는 흑인은 백인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짐 크로 법'이 정하고 있다고 한다. 백인과 백인 아닌 사람의 결혼도 금지하고 흑인은 백인과 절대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는 .. 만약 그걸 어기면 감옥에 가게 되고 분리가 어려운 공간이라면 흑인은 바깥에 있어야 한다.


건물마다 백인 전용 유색인 전용이라고 적혀있다.
그림을 보다시피 백인 전용 건물은 좋아보이고 멀쩡한데 유색인 전용 건물은 왠지 다 낡고 허물어질듯한 건물들이다.
백인 이외는 사람으로 생각을 하지 않은거겠지..

버스를 타면 10번째 좌석까지는 백인들을 위한 것. 나머지는 흑인용이지만 버스를 탈때는 표를 보여준 후 내려서 뒤로 타야한다고 한다.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흑인용 좌석에 앉아있을때 백인이 옆에 서 있다면 자리를 양보하고 그 옆자리에 흑인들까지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니.. 지금이라면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1950년대에는 있었다.



클로뎃 콜빈은 1939년 태어났고 원래 이름은 클로뎃 오스틴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콜빈 부부네 맡겨진 후 친부모처럼 여기고 따라서 클로뎃 콜빈으로 바뀌었나보다. 클로뎃은 백인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흑인들은 아랫자리에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질서로 여기고 지냈다.


1955년 3월 2일 클로뎃이 학교를 나선 후 버스를 타고 흑인 전용 좌석에 앉았는데 그 옆에 백인이 서 있자 버스기사는 자리를 양보하라면서 경찰을 부른다. 클로뎃은 요금을 냈고 버스를 탈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경찰은 폭력을 쓰며 클로뎃을 끌고 간다.


여러분은 여성이에요. 지금 1955년에는 남성보다 못한 존재예요.
심지어 흑인 여성이에요. 다시 말해 그 무엇보다 못한 존재라는 얘기에요.-----p.31


책 속의 이 말이 너무 아프게 들린다. 그 시절 흑인 여성은 어떤 취급을 받고 살았을지..

클로뎃이 구치소에 갇힌 후 존슨 목사와 엄마가 데리러 오고 WPC(여성 정치 위원회)의 조 앤 깁슨 로빈슨 씨와 NAACP(전미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의 로자 파크스 씨를 소개 받게 된다. 그들은 클로뎃의 변호를 위해 기금 모집을 하고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무죄를 주장할꺼라 하는데 그것으로 인종 분리법을 뒤흔들자고 한다.

 

 


재판이 열리기 전 모인 회의에서는 클로뎃 콜빈이 무죄를 받을거라고 하더니 막상 재판이 열리자 법정은 콜빈 에게 공공질서 저해, 분리 법규 위반, 공권력의 대표자에 대한 폭력 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다. 그 판결에 화가 난 많은 흑인들이 자발적으로 버스 승차를 거부했지만 승차 거부 운동을 이끄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분노는 빠르게 잦아들었다고 한다.
 

유죄를 받고 승차 거부 운동이 흐지부지 되자 오히려 콜빈에 대한 나쁜 이야기만 떠돌았을것같다. 콜빈은 불안에 하며 다시 한번 법정에 섰지만 벌금형과 보호 관찰을 선고 받는다. 콜빈은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NAACP 모임에 참가하여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1955년 12월 로자 파크스가 버스에서 자리 양보를 하지 않아 경찰에 체포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성들이 먼저 앞장서서 운동을 이끌자 닉슨이 마틴 루서 킹을 앞세워 역사를 바꾸자고 한다. 행동에 나선 여성들 뒤에 그만 숨어 있고 거부 운동을 하자면서.
하지만 남성인 자신들 대신 여성들이 먼저 한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을 수도 있고 여성들만으로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라는 편견과 힘 센 남성이 약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편견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전단지에는 클로뎃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임신했다는 소식에 아마 이미지가 좋지 않을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점잖고 기품 있는 여성인 로자 파크스 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 되도록 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버스 보이콧 운동을 하게 된 이유가 된 이가 로자 파크스라고 알게 된게 아닐까?

버스 흑백 분리 좌석제가 폐지된 후 콜빈을 기억하는 이는 없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로자 파크스의 이름을 딴 거리, 길, 광장, 역, 학교가 도처에 있었고 두 사람의 이름은 모든 백과사전에 실려 있었지만 콜빈의 이름을 딴 길은 가난하고 인적이 드믄 동네에 겨우 하나 생겼을 뿐이다. 이처럼 역사는 언제나 승리자의 기준에서 작성이 된다. 흑백 분리 좌석제 폐지를 이끈건 로자 파크스와 마틴 루서 킹 일지 몰라도 그들의 운동이 성공하게 만든 건 콜빈의 사건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조그마한 불씨가 생겨서가 아닐까?

많지 않은 글들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책이다.
뒤에는 더 알아보기 코너로 책속에 나온 단체들이나 인물들에 대해 나와있다.
그래픽 노블 형식의 책은 처음 보았는데 그림으로 쉽게 이해가 되고 짧지만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튼튼한 양장본이라 보기 편한 책인데 아쉽게도 내 책은 중간 중간 잘못된 부분이 보여 책모양이 벌써 틀어지고 있다.

그래픽 노블 시리즈가 총 4권이 나와있는것 같은데 다른 책도 읽어보면 좋을거같다.
미래그래픽노블 1 - 엘데포 (특별한 아이와 진실한 친구 이야기)
미래그래픽노블 2 - 출입금지 (이탈리아 지진 배경)
미래그래픽노블 3 - 불법자들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미래그리픽노블 4 - 블랙 걸 ( 역사의 뒤안길에 숨어야 했던 클로뎃 콜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