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얼마나 대단한가. 명백한 오류임을과학자들이 분명하게 밝혔는데도, 두뇌는 계산하고 심장이느낀다는 관념은 지식인의 언어습관에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내가 다녔던 대학 경제학과의과가 마지막 소절 가사도 "찬 이성 더운 가슴"이었다. 심장은 그저 뛰기만 하는 근육 덩어리임을, 냉철한 손익계산도 따뜻한 연민도 모두 뇌가하는 일임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그 노래를 불렀다. 나도 아리스토텔레스 추종자였다. 당연하다. 경제학은 인문학이고, 나는 문과니까. -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