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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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p- 엄마도 나도 다 각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조율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자꾸만 듣기 어려운 아름답지 않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조율하면 된다. 그러면 엄마도 나도 고유한 자기의 소리를 찾고 우리는 공존할 수 있다. (중략)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닌 여성으로 인생을 살도록 돕기, 내 딸에게 착한 딸이 도기를 강요하지 않기, 딸의 마음을 다 안다는 생각을 버리기... 이런 심리적인 타색 과정들을 '조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64p- 딸은 어른이 되어가며 서서히 깨닫는다. 엄마의 말이 모두 진실은 아니며 또한 엄마가 항상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엄마는 딸을 키우며 무수한 메세지를 쏟아내고 딸도 딸 나름대로 '좀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걸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햇던가. 결국 딸은 일정 부분 엄마의 메세지를 내면화하면서 성잘할 수밖에 없다. 


74p- 인간은 비합리적인 존재다. 이중메세지를 던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이다. 그렇기 떄문에 오늘 우리의 딸들에게는 최대한 이중메세지를 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장 난 컨트롤 타워만큼 사람을 진 빠지게 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82p- 상실은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측면의 '득'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략) 상실은 완료된 어떤 상태가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요 과정인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이처럼 상실의 양면을 깨닫게 된 이후에는 상실을 맨홀에 빠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만 느끼지 않게 되었다. (중략)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든다. 이토록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줄 만큼 나를 사랑해준 소중한 존재가 내 인생에 존재했다는 그 사실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사랑이 남기는 여운은 상실보다 더 크니까 말이다.


97p- 장남도 물론 힘든 장남만의 삶을 살지만 장녀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장남의 희생에는 대우와 보상이 따라오지만 장녀의 희생은 당연시되고 보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장녀로 살아온 엄마들은 참으로 위로받아 마땅하다. 


147p- 엄마는 엄마이기 이전에 한 개인이고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체적인 여성이거늘 난 그 여성을 엄마의 자리로 끌어내려 호되게 질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이 그렇게 정리되자 모유 반 분유 반에 대한 질문은 의미가 없어졌다. 


책을 읽으며 울기도 울고 고개를 참 많이 끄덕였던 것 같다. 나 또한 K-장녀로써 살면서 들어본 말들이 책에 몽땅 써져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나는 엄마가 큰 사랑을 주었고,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기에 실수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엄마가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책을 읽으며 K-장녀로 살며, 엄마의 말들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은 내가 위로 받고 이해 받으며 힐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와 심리적 거리감을 두며 엄마는 엄마의 삶으로, 그저 엄마의 삶을 응원하며 사랑하만 하고 살고 싶다.


*  은행나무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으며,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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