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유인경 외 지음 / 등대출판사(고희권)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문득문득 아니, 자주 옛날이 그리워진다.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가 되기전, 그때 그시절의 맑은 공기며 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따뜻했던 이웃들의 정이 그렇게도 그리울 수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는 이미 21C를 살고있는 사람이 아니라 빛바랜 사진에서처럼 20세기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철모르고 뛰어놀던 순진한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눈물바다가 되던 졸업식 풍경이며, 가난했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노란 양푼에 찬밥넣고 김치에 참기름 몇방울 떨어뜨려 쓱쓱 비벼먹는 비빔밤! 그 순간엔 대통령도 부럽지가 않았었다.

또, 그땐 왜그리 서캐도 많았었는지 머리에 에프킬라 뿌려서 보자기 뒤집어쓰고 있다 동네 목욕탕에 가서 목욕한번 하고 나면 '서캐박멸' 완료였다. 어디 그뿐인가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1년에 한번은 꼭 했던 채변검사, 그것만큼 하기 싫었던 것이 또 있었을까?

지금은 온갖 인터넷 게임들이 판을 치지만, 그 시절엔 그저 자연그대로의 재료를 가지고 했던 '소꿉놀이' 며 '딱지치기' '공기놀이' '구슬치기' 등이 인기 만점이었고, 그렇게 놀면서 아이들은 사회를 나름대로 배워 나갔던 것 같다.

어찌보면 요즘 아이들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오로지 학원을 오가며 공부기계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잃어버린 그 시절의 아이들은 맨발로 흙을 밟아가면서 자연과 함께 숨쉬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맘껏 누리면서 그 속에서 인생을 또한 배웠다. '세상' 그 자체가 그들의 스승이자 친구였던 것이다.

이 책속의 한단어, 한단어마다 에서 나는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 아쉬움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편리한 컴퓨터 시대에 살면서 있는 것보단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았던 그 때 그 시절이, 지금은 잃어버린 바로 그 시절이 이렇게도 그리웁다는 것! 정말로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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