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 2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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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탄길. 제목부터가 벌써 나에게 아득한 그리움을 한 껏 몰고왔다. '연탄길' 이란 합성어 속에서 나는 살 맛나는, 우리 이웃들의 그 끈끈한 정을 본다. 굽이굽이 올라가야만 하는 산동네 길,촘촘히 붙어 있는 똑같은 모양의 집들. 당장은 힘들고 고달픈 삶들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미래에 대한 많은 꿈을 먹고 살던 사람들. 지금쯤 다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몸은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이세상에서 제일 부자였던 옛날 그 골목의 이웃들.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 나눔을 주고 받고, 이웃의 걱정을 자신의 걱정처럼, 기쁨은 자신의 기쁨처럼 여기며 그렇게 이웃사촌으로 진한 사랑을 나누던 사람들. 높은 곳에 살기에 오히려 저 아래 동네들은 내려다보며 '세상 별 것 아니네, 모두 내 발아래 있으니깐 말이야' 라고 말하던 친구녀석이 문득 떠오른다. '공수레 공수거' 라 했다. 사람은 모두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존재가 아닌가. 아무리 부자라도 이 세상 떠날 땐 빈손인 게다 그런 인생이라면 서로 미워하고 헐뜯고 다른 사람을 속이고 배신하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깊은 사랑으로 서로 보듬고 어루만져 준다면 정말 살 맛나지 않겠는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를 보노라면 지금보다 훨씬 덜 부자였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사랑이 , 정이 넘치던 그 때 그 시절 연탄길!이 새삼 그리워지는 건 바로 그 까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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