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
다니구치 지로 지음, 심선지 옮김 / 이숲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책이다. 성장 만화라고 해야할지,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만화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가족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는 가족 계몽 만화라고 해야할지 이 책을

모두 읽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모두가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게 가장 적절할까.

심야에 자동차와 오토바이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급박한 순간이 지나고 10일이 흘렀다.

자동자 운전자였던 중년의 남자는 그 날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날 오토바이

운전자였던 학생이 눈을 뜬다. 타쿠야는 사고에서 살아남았다. 그런데 깨어난 타쿠야가

타쿠야가 아니다. 그의 기억은 온통 다른 이의 것으로 채워져 있다. 쿠보타 카즈히로의

기억들로 말이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그 중년의 남자가 타쿠야의 몸을 빌려 깨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타쿠야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이 살고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쿠보타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다. 그리고 가족들을 몹시 보고 싶어

한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는 과로를 하고 있었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지도

벌써 한참이 되었다. 아내는 그의 건강을 걱정하며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런 나날이

반복되다가 사고가 일어나고 만 것이다. 이제 그는 가족이 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몸은 타쿠야다. 가족이 그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인가? 어쨌든 그는 가족을 찾아간다. 그에게는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꼭 전해야만 하는 말들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한 몸에서 두 영혼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동시에 등장하게

된다. 쿠보타의 사정만이 아니라, 타쿠야가 처해있는 상황도 물론 들을 수 있다. 그가 집에

머물지 못하고 끊임없이 겉도는 이유라던지 같은 것들이 말이다.

그러면서 가까이에 있어서 소홀할 때도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만화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 주위를 돌아보고 만든다고 해야할까. 스토리가 자극적이고

강인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그래서 그의 만화책을 꾸준히 읽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만화를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뭔가 처음 읽는 순간 몹시 옛날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등장인물의

말투가 너무 아저씨 같았다. 바르고 고지식하다는 이미지가 조금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만화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 가끔 생각나면 다시 꺼내

읽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그의 만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편안하고

안정적이고 극히 못된 인간도 등장하지 않는 그런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그의 만화가

싫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스타일이 아님에도 이제까지 그의 만화를 읽어왔고, 앞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개를 기르다가 문득 보고 싶어졌다. 이런 식으로 계속 그의 만화를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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