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얼굴 Dear 그림책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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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웠다.

올가 토카르추크, 요안나 콘세이요 두 작가의 이름만큼이나

그들의 작품세계가...

'잃어버린 영혼'이라는 책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그림을 보느라.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작가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읽을수록 많은 메시지를 발견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내 삶으로 가져오게 되는 한 권의 철학책과도 같았다.

이 두 작가가 신작을 발표했다.

5년 만에 함께 선보인

[잃어버린 얼굴]은 출간된 지 한 달 만에

8개국에 판권이 판매됐다고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두 작가의 세계를 기다렸던 것 같다.

이번에는 얼굴을 잃어버렸단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 사진첩을 들여다보듯

행복한 미소의 소년과 가족, 친구들의 사진이 이어진다.

아주 또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아마도 이 사람의 어린 시절 사진이었나 보다.

그는 이 그림책에서 '또렷한 사람'이라 불린다.

그의 일상이 궁금해지는 순간 책은 위아래를 나눠 보여주는 듯하다.

위는 컬러에 화려한 모습,

아래는 흑백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

여러 장에 걸쳐 그 모습들을 감상하다가 덜컹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양 페이지 가득 흑백 모자이크 픽셀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자신이 좋아했던,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던

선이 또렷한 자신의 얼굴을 잃어가고 있다고...

공기 중으로 '찰칵 찰칵'소리가 울려 퍼질수록

자신의 얼굴선들이 점점 지워지다가

이제는 형체가 없는 얼룩 같아졌다고...

이 그림책을 읽고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인★그램이었다.

나는 그 앱을 깔고 한동안 다른 이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넋을 놓고 시간을 보냈다.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삶을 보며 궁금해하고, 부러워했다.

그리고 나도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런데 그 사진과 글은 최대한 예뻐 보이게, 최대한 행복해 보이게,

최대한 남들의 눈에 있어 보이고 싶은 내 욕심의 산물 같았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연출된 연극 같았다.

그래서 그 앱을 지우고 나서야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잠깐의 금단현상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탈출하길 잘 한 것 같다.

주인공 또렷한 사람은

광고 모델을 할 정도로 누가 봐도 멋진 얼굴을 가졌으니

사진 찍을 맛이 났을 것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그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사진을 찍고

오랜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진들이

인터넷을 떠돌수록 그 얼굴은 지워져 갔다.

아마 또렷한 사람도 SNS 업로드를 위해

좀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하지 않았을까?

더 완벽한 모습을 위해 보정 앱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말 그대로 보이기 위한 연출들이

그의 얼굴을 지워버린 게 아닌가 싶다.

얼굴은 개성 혹은 진짜 모습일 테다.

있어 보이고 싶어

차 핸들과 금붙이를 찍어올리는 사람들...

눈 코 입이 너무나 또렷한데

얼굴선은 소멸 직전인 사람들...

화려한 모습으로 부러움을 자극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 연출 배틀이 되어버린

온라인 세상은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너도 있어 보이고 싶니?

부와 시간의 여유가, 행복이, 젊음이, 화려한 외모가?

정말 행복과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보이기보다

주어진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 보여지는 것에 더 신경 쓰는 사람들은

자존감보다 열등감훨씬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

나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서둘러 그 앱을 지운 것 같다.

연출된 이미지 속 보이고 싶은 모습이 아닌

잃어가는 나의 진짜 모습을 되찾고,

나만의 모습과 삶을 아끼고 사랑하는 내가 되길... 독자들이 되길...

진정한 '나와 나의 삶'을 누리는 매일매일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그림책 [잃어버린 얼굴]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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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한 문장부터 - 10대를 위한 글쓰기 기본기 창비만화도서관 9
이강룡 지음, 국민지 그림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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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 부터 뒤표지까지 어느 한 부분도 놓칠 수 없는 책!

책 앞표지에 나와있는

"아는것이 힘이다."

"...안 되."

"어떻하면..."

이 세 예문만 봐도 '아 OOO에게 보여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문법을 이렇게까지 모를 수 있을까 싶은 때가

종종 있고, 저도 때때로 헷갈리거나 틀릴 때도 있으니

이 책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정말 쉽게 만화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고,

우리가 자주 쓰는 예문들이 나오기에 이해도 쉽고 적용도 쉬워요!

초등 5학년, 3학년 딸들도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라고 했답니다 👍

이 책에서 다루는 예문들만으로도

초등학교 받아쓰기는 물론 맞춤법의 달인이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함께 읽은 5학년 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물어봤어요.

2장 더 좋은 생각을 담는 다양한 표현들

말과 글을 통해

다른 이를 무시하거나 차별한 적은 없는지,

무심코 그런 표현을 쓴 적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p.166

우리는 무심코 남자 혹은 여자로 나눠 쓰는 표현이 많아요.

유관순 열사를 유관순 누나로, 첫 작품을 처녀작으로,

남자가 왜... 여자가 왜... 여군, 여기자, 여의사 등등

평소 왜 특정 직업 앞에

'여자'라는 표현을 붙여 쓰는지 궁금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 표현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바른 표현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어 기억에 또렷이 남을 것 같다고 해요.

저는 "초성체를 대체할 말이 있을까?"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ㅎㅎ / ㅋㅋ / ㅜㅜ

이런 표현은 저도 무심코 종종 쓰는 지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너무 익숙하게 읽고 쓰고 뜻을 유추하게 되는데

10대들은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기에 그들만의 표현이 더 많을 테죠.

요즘 이력서나 레포트에도 이런 초성체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바른 표현법을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이 있었기에 더 좋았어요.


맞춤법에 자신감을 얻고,

올바른 표현을 골라서,

멋지게 글을 쓰고 싶은

10대, 20대, 그 외 모든 분들께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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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공부 사전 슬기사전 4
김원아 지음, 간장 그림 / 사계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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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잔소리는 '참인 얘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이라고!
이번에는 참인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잔소리가 되지 않게 노력하리라 다짐하며 책을 펼쳤다.
책날개를 보니 김원아 작가님, 학교 선생님이시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시는 눈과
잘 토닥이시는 노하우가 있는 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린이들에게'라는 프롤로그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맞아! 나도 이랬어! 그땐 몰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아니라 책을 보고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니,

나도 참 무심한 엄마다.

아이는 왼편의 그림 한 장으로 상황을,

그 아래 빨간 줄의 글씨로는 쉽게 공감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몽글몽글 꿈꾸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고... 조금은 쑥스럽게 말했다.
내가 봐도 깜찍한 그림체로 현실 고증을 제대로 한 그림들로 흥미를 느낄 수 있었고,
내가 했을 법한 잔소리를 '정말 아름답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주고 있어 감동이 왔다.
그리고 마흔의 어른에게도 참 도움이 되는 말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은 그 마음, 어른들에게라고 없으랴...
출근하기 싫고, 집안일하기 싫고, 그저 누워쉬고 싶은 마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일어나! 일해! 라는 단호한 어투가 아니라

사랑받고 존중받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소소한 성공과 실패에 크게 연연하지 말자. 

노력이 켜켜이 쌓여 유능하진 '미래의 나'를 기대해 봐."
"너에게 남은 시간 중에서는 지금이 제일 빠른 순간이야."
"세상 구경 하느라 정작 네 삶에 소홀해지면 안 돼. 

너의 삶은 발을 딛고 있는 지금, 여기에 있잖아."
아이가 읽는 '슬기로운 공부 사전'을 보고 내가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이야...
주위 누군가 삶에 지쳐 힘들어하면서도 자기계발서를 찾아보려 허우적대고 있다면
얇고 쉬우면서도 삶의 지혜가 녹아든 이 책 '슬기로운 공부 사전'을 건네고 싶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몰라 마음의 방황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남몰래 울음을 삼키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슬기로운 공부 사전은 슬기로운 인생 사전이다!


"소소한 성공과 실패에 크게 연연하지 말자.
노력이 켜켜이 쌓여 유능하진 ‘미래의 나‘를 기대해 봐." - P27

"세상 구경 하느라 정작 네 삶에 소홀해지면 안 돼.
너의 삶은 발을 딛고 있는 지금, 여기에 있잖아."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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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옥 실종 사건 사계절 아동문고 106
전여울 지음, 가지 그림 / 사계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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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고 아이들도 나도 처음 내뱉은 말이 "와 예쁘다!"였다.

시원한 색감에 은은한 빛을 내는 표지, 거기에 줄 위에 올라선 여인의 모습까지 우리의 마음을 홀리기엔 충분했다.
초등 5학년 딸이 이 책을 자기가 가장 먼저 보겠노라 외치고는 책상 앞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읽고 있었다.  한참 뒤.. 어려워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다시 책을 받아들었다. 뒷표지의 "만약 그 여름에 그들이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문구가 마음을 설레게 했다.
혼례를 앞두고 실종된 아씨... 그리고 없어지는 그네줄... 담장을 해보는 사내아이... 
신선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에 한참 빠져들고 있을때, 딸아이가 뒤에서 지켜보더니 자기가 다시 읽고 싶다고 했다.
그날 오후, 하교후 아이가 책가방에서 책을 꺼내더니 더 읽었다고 신나했다.
처음에 실종된 아씨 이야기에서 이야기가 뚝 끊긴거 같아 어려웠는데, 다시 읽어보니 뒷부분과 연결된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학교 친구들에게도 마치 TV 본 이야기를 하듯 초옥의 이야기를 했더랜다.
친구들도 흥미진진하게 듣더니 서로 빌려달라며 줄을 서는데 엄마가 덜 읽었으니 엄마가 다 읽고 빌려줘도 되냐고 물었다.
아이들에게도, 어른인 나에게도 많은 울림을 준 책임에 틀림없다.

양반의 신분이지만 기질적으로 활달한 아씨 초옥,
사당패 줄타기꾼의 아들이지만 죽은 엄마를 닮아 담장을 하고픈 사내아이 이해,
가정형편 때문에 기방에 들어갔지만 거문고 예인이라는 꿈을 꾸게된 홍단.
이 세 아이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줄타기를 하는 자신을 꿈꾸며 그네줄을 끊어다가 밤중 서낭당에서 연습해보는 양반아씨 초옥의 모습에서 간절함을 보았고,
사내아이지만 담장을 하고파 숨어서 연지를 찍어보는 이해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꼈고,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기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닌 거문고를 배우며 꿈을 꾸는 홍단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선입견이라는 큰 벽에 부딪히곤 한다.
그것이 성별의 선입견일수도, 직업의 선입견일수도, 아직도 잔존하는 신분(태생)의 선입견일 수도 있다.
지금으로 말할 것 같으면 금수저를 타고난 아이가 밥벌이도 안되는 미천한 꿈을 꾸는 것, 
다른 성별이 대다수인 직업에 대한 꿈을 꾸는 것, 볕이 들지 않는 단칸방에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지나가는 이야기로 이들의 상황을 들었다면 쯧쯧이라며 한심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의 꿈이 분명하고, 그 꿈을 향한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이나 타인의 생각보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내가 진짜하고 싶은 일을 드러내고 꿈꾼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알아서일까?
나는 이들이 참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의 꿈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모와 고씨부인, 운산댁, 이해의 아버지...
먼저 삶을 걸어간 이들이기에 아이들이 겪게 될 수많은 일들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그 마음이 크게 다가왔다.
나도 그런 어른이 되기를 꿈꾸며...

한창 꿈을 꾸는 열두살의 딸에게도, 
마흔이 넘어서도 계속해서 꿈을 꾸는 나에게도,
그리고 그 꿈들을 지지하고 이뤄나가는 길을 터줄 엄마인 나에게도
힘이되고 응원이되는 멋진 책, [윤초옥 실종 사건]에게 전여울 작가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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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엘리즈 그라벨 지음,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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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에요. 때로 나와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이 좀 다르다고 비웃거나 깎아내리기도 하죠~ 혹은 왜 나는 다르지? 왜 나만 다르게 생각할까? 고민하게 될 때! 그림책을 통해서 서로 다름을 특별함으로, 서로 닮은점을 유대감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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