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앱을 깔고 한동안 다른 이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넋을 놓고 시간을 보냈다.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삶을 보며 궁금해하고, 부러워했다.
그리고 나도 사진과 글을 올렸다.
그런데 그 사진과 글은 최대한 예뻐 보이게, 최대한 행복해 보이게,
최대한 남들의 눈에 있어 보이고 싶은 내 욕심의 산물 같았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연출된 연극 같았다.
그래서 그 앱을 지우고 나서야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잠깐의 금단현상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탈출하길 잘 한 것 같다.
주인공 또렷한 사람은
광고 모델을 할 정도로 누가 봐도 멋진 얼굴을 가졌으니
사진 찍을 맛이 났을 것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그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사진을 찍고
오랜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진들이
인터넷을 떠돌수록 그 얼굴은 지워져 갔다.
아마 또렷한 사람도 SNS 업로드를 위해
좀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하지 않았을까?
더 완벽한 모습을 위해 보정 앱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말 그대로 보이기 위한 연출들이
그의 얼굴을 지워버린 게 아닌가 싶다.
얼굴은 개성 혹은 진짜 모습일 테다.
있어 보이고 싶어
차 핸들과 금붙이를 찍어올리는 사람들...
눈 코 입이 너무나 또렷한데
얼굴선은 소멸 직전인 사람들...
화려한 모습으로 부러움을 자극하는 사람들...
어느 순간 연출 배틀이 되어버린
온라인 세상은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너도 있어 보이고 싶니?
부와 시간의 여유가, 행복이, 젊음이, 화려한 외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