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걱정할 필요도 없고, 걱정거리도 아닌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쓸데없는 것에 너무 힘을 쓰고, 걱정을 하는 게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대개 너무 많이 갖고 있어서 잃을 걱정인지, 아니면 더 갖고 싶은 걱정이겠지.

저자는 20여년 가까이 아프리카에 살고, 아프리카를 위해서 일했다.
물론 그럴듯한 보수나 댓가도 없이 말이다. 그냥 아프리카가 좋아서.
저자는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 절반을 아프리카에서 살았고, 살고 있다.

저자가 아프리카에서 본 별을 이야기하는데 문득 나도 별이 생각났다.
군대에서 근무를 서면서 쳐다 본 강원도 밤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생각났고,
배낭여행을 가서 인도의 사막에서 본 별들, 마치 내게로 쏟아질 듯한 별들의 향연
진짜 아프리카에 가면 별이 나에게 올 듯 한, 손에 잡힐 듯한 느낌이 아닐까?

아프리카, 그곳에서의 삶을 저자는 '아무것도 안 하기'라고 말한다.
그렇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일을 한다. 컴퓨터를 통해서 일을 하고,
눈을 떠서부터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강박관념과 시간에 얽매여서 살아간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무료해보이는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 더 소중한지도 모른다.

굿 호프에 갔던 많은 한국인들은 그런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조금 몰랐던 것이 있었습니다.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은 동정이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상대방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아무리 착한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것을 준다 해도 말입니다. (p.43)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돼.
성과를 통해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돼.
나는 다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인간이야.' (p.85)

이 책을 읽고 나 역시도 '아프리카'하면 떠오르던 선입견을 버린다.
지독하게 가난하고, 에이즈와 같은 병들의 천국, 미래가 없는 곳이 아니라
그곳에서도 사람들은 희망과 내일을 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내식대로, 내 눈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바라보려 했던 좁은 생각을 반성한다.
원석의 입장에서 보면 커팅 프로세스란 몸이 깎여나가는 엄청난 고통이자 위기입니다.
당연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수없이 깨지고 실수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겪으면서 서서히 알게 됐지요. 그때는 무척이나 아팠는데,
나중에 보니 깎여나간 그 자리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요.
사람에게 상처받으면서 사람을 이해하게 됐고, 생각지도 못했던 운명에 까지면 운명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고통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반짝이는 빛의 개수도 늘었습니다. (p.62-63)
아무것도 안해서 뒤쳐지거나 불안하게 아니고, 남는 게 없는 게 아니라는 것
눈에 보이고, 성장과 성과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저자의 말처럼 아무것도 안해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힘을 빼고 살기같은 것처럼.
이 책을 읽는데 큰 힘이나 많은 지식은 필요가 없다.
저자가 말하는 14년 간의 아프리카 보츠와나 굿 호프의 삶을
마치 저자가 설명해주는대로, 그곳에 가 본 것처럼 편하게 읽는다.

저자의 인생은 누구보다 불행했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최고가 되었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하지만 그녀 역시도 방황했고 고민했었고,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해보이는 시간이지만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찾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며 그 일을 지금은 누구보다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쓸모를 찾아서 아프리카에 온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저자는 자신의 인생,
좀 더 자신의 쓸모를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해야 겠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장애의 편견이나 자신의 가치를 134cm의 작은 몸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힘과 노력을 통해
이뤄냈으니까. 분명히 그녀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가치를 찾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저자가 만난 스뿌따 씨, 까뚱벨라, 오아시스같은 망고를 나도 만나고 싶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국제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다던 한 남자가 생각난다.
나는 왜 그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살지 못하는지, 이 책의 저자처럼 열정을 가질 수 없는지.
아프리카 보츠와나라는 땅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멤른 칼라하리 사막에서 저는 14년을 오롯이 살아냈습니다.
꿈을 위해, 대의를 위해, 나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저를 장애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이 좋아 하루하루 살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됐지요. 사막은 그저 사막이 아니라는 것을. 그 사막은 생의 본질을 더욱 명료하게 보여주는 인생의 축소판이었습니다. (p.19)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한국에서 느꼈던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과도한 친절, 시선을 보며
마치 영화 '아바타(Avatar. 2009)'의 주인공인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役)가 떠올랐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인간의 삶보다는 나비족이 되어 사랑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선택한 점에서 저자와 비슷했다.
장애인을 위한 다는 것이 오히려 스스로 하려는 그들에게 무시하거나 과도한 친절이 될 수도 있으니까.

meaning, 미닝, 의미를 찾는 것
대한민국에서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남들처럼 사는 것이 정답이 된 것 같고,
남들과는 다르게 살면 좀 더 특별한 눈으로 보는 것 같아서. 다들 도전하기 보다는 현실에 순응하고
진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남들처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을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사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닌지 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한 가지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저자가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나 이야기를
짧게 나마 이 책에서 간략하게나마 소개해주거나 아프리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이 많았으면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순전히 내 욕심이다. 저자는 알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아프리카에 있었던 게 아니니.
저자의 이야기는 책 뿐만 아니라
http://kimhaiyung.org/main/main.php
이곳에서도 계속 만날 수 있다.
작은거인 김해영 / 신간도서 추천 / 에세이 추천 / 좋은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