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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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600 예술

★ 총페이지: 301page

보존과학에 관한 책이다. 생소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야라서 모닝독서시간을 활용해서 읽었다. 아침부터 예술작품을 맞이하는 기분이라 하루의 시작이 알차면서도 교양과 품격이 쌓이는 시간들로 기억될 것 같다^^

목차

1.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이야기

2.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3. 미술관의 비밀

 

                           

표지 중앙에 위치한 뚫린 네모안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이 이 책의 시작을 알린다. 표지를 열어보면,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유명한 천장벽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가 나온다. 신기한 전개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그 첫 번째는 작품의 원형에 대한 존중이다. (16page)

작가가 소개하는 미술품 복원의 원칙. 이부분은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과 문화유산에 해당되는 말이다. 너무 당연한.. 그럼에도 너무나 중요한 원칙이다.

소중한 작품의 운명이 지금 우리의 결정에, 어쩌면 한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 보존가들은 자신의 일에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77page)

미술품 복원은 관점에 따라 너무 다른 접근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원형 그대로의 보존, 세월에 따른 흔적이 포함된 보존 등 이 뿐만 아니라 더 복잡다양한 방법과 주장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복원은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분야인가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상담가가 생각나는 건 갑.자.기.. 뭘까?

 사람이든 조각이든 그림이든 견고한 뼈대가 튼튼한 작품의 기본이 된다. (117page)

뼈대가 튼튼해야 작품이 오래 보존되는 건, 사람이든 조각이든 그림이든 기본이다. 특히 그림의 뼈대를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는다는 건 참 신기하다. 모든 과학을 사람에게만 대입해서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이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이 전에 나오는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빛 등도 그림의 복원에 사용된다고 하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조건적인 배접과 간섭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보존가들 사이에서 싹텄고, 작가가 원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지켜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145page)

1980년대에 나타난 생각의 변화라고 한다. 작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추정하고 지켜주는 것, 그것이 바로 보존처리에 대한 시각으로 자리잡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과거에는 그저 그림을 메우고 떨어진 물감은 색을 채우고, 배접, 바니시까지 칠하는 형태로의 보존, 즉 작가의 기존 입장보다는 보존가의 입장을 우선시했나보다.

이 그림은 세실리아 할머니가 다니던 성당의 벽에 그려진 예수인데, 할머니가 색을 덧칠하면서 선한의도로 복원을 했으나, 원숭이 예수가 되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죄책감을 가졌지만, 의도치않게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선한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사례는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말이다.)

흔히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보존처리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작품의 원래 모습이 변해버렸을 때라고 한다. 그래서 보존 처리에 사용하는 재료는 반드시 제거가 가능한 것으로 써야 한다. 문제 발생 시 원래 물질은 훼손하지 않고 복원 처리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게 말이다. (p159)

 

p173 <인사동스캔들> 중

이 그림은 18세기 얀 반 딕의 "얀 텐 콤페"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이 보존가가 그려진 최초의 그림이라고 한다.

 

정말 하나의 전문 직업군으로 떳떳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격과 전문성에 대해 검증받을 수 있는 제도와 법을 정비해 갈 필요가 있다. 직업 능력은 물론이고 직업에 대한 윤리의식을 평가해야 한다.(176page)

이 대목을 보고선 어떤 직업이나 윤리의식과 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하는구나! 나의 직업만 그런건 아니군!!

 

작품의 작은 조각으로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정보에 대한 유혹은 직업 윤리가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중략) 우리는 전달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208page)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부분. 전달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218p.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274p. 미술관은 작품의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술관의 수장고는 작품이 온전히 쉴 수 있능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 틀에 갇혀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철저히 차단된 작품의 무덤이 되어서는 안 된다.

299p. 보존과학은 혼자 불쑥 자라난 학문이 아니다. 우리그 흔히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두 학문, 예술과 과학이 공생하는 과정에서 싹이 텄다.

 

이 외에도 이번 책에서 알게 다양한 상식과 새로 알게 된 부분이 많다. 특히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라는 직업에 대한 부분. 그리고, 예술과 과학의 공생부분 등...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은 나에게 의미가 깊다. 역시 책이란 즐거움, 새로움, 지식, 지혜를 주는 최고의 보물이다.

기타.. 상식 알기!

- 캔버스: 그림이 그려지는 천을 대략 총칭하여 부르는 말

- 적산조도: 빛에 의해 발생한 손상은 회복되지 않고 누적된다는 것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보고 싶은 곳! 추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피트리버 박물관 "수.장.고"


보존가와 보존과학자가 있어서 수백년이 지난 미술작품을 우리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 고흐의 미술작품, 피카소의 작품,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천장화까지! 이렇게 유명한 미술작품이 시간의 흔적에 어울려 감상할 수 있도록 뒤켠에서 항상 노력하고 있는 보존가들의 노력을 생각하며 이제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또 하나의 재미로 이 작품은 어떤 복원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어떤 세월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찾아보는 즐거움이 함께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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