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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그리고 치유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상실, 그리고 치유>.. 가까운 사람을 자연스럽게든 사고로 인해서든 떠나보내고 난 후 남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우리는 살면서 물건을 잃어버리는 작은 상실에서부터, 연인과의 이별과 같은 상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죽음과 같은 커다란 상실까지 많은 헤어짐을 하고 산다.

그런 많은 이별은 상실감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시간이 되어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6살이던 딸을 낙마사고로 떠나보냈다.

긴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삶을 온전히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을 때,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2001년 9/11테러 이후에 이 책이 특히 많이 읽혔다고 한다.

 

책은 특이하게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에 한 페이지씩이다.

각 페이지마다 가장 위에 명언, 또는 책의 글귀가 적혀있고 그 아래 그 글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는 명상을 하며 그날 다짐할 수 있는 말이 한, 두줄 적혀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각 페이지마다 실린 글들이 짧은 이유는 슬픔에 잠긴 사람들은 길게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고,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구성되어 있지만 어느 날짜부터 읽어도 무관하다고 하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치유받아야 할 만큼 커다란 상실을 아직은 경험한 바 없지만, 본문 중에서 공감하고 담아두고 싶은 내용들이 많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나 어떠한 큰 일이 닥쳤을 때, 우리는 처음부터 슬퍼하지 않는다.

멍한 상태일 수는 있지만 정신없이 일을 처리해야 하고, 생각보다 커다란 충격을 받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며칠, 몇주가 지나고 나서이다.

그때부터 상실감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너무나 힘든 것이다.

그럴 때 명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데, 이 책은 그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그 사람이 떠난 것에 대해 슬퍼하기 보다는 그동안 그 사람과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감사'하는 것,

또 그러기 위해서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행복한 현재를 인식하고 감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공감이 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열명중에 한 명을 잃은 것과, 내가 사랑한 유일한 사람 한 명을 잃는 것은 그 상실감의 차이가 아주 크다.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있는 현재의 행복함을 기억하고 감사한다면

어느 날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 '감사'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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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의 미학
이태동 지음 / 문예출판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내가 즐겨 읽는 책은 어떤 책들일까.
가만 생각을 해보니 대부분이 외국 작가의 장편/단편 소설들이 대부분이고,

최근 인기가 많은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에세이들인 것 같다.

20, 30대 젊은 작가들의 에세이들을 보고 있자면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겠지만,

 내가 접한 대부분의 책은 단순한 신변잡기에 불과한 산문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 책을 읽으면 '요즘은 책을 아무나 쓰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이 <한국 수필의 미학>은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문과 교수를 지낸 이태동씨가 엄선한 한국 수필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처음에는 내심 영문과 전공에 영문과 교수였던 그가 한국 수필들을 선별하고 설명해놓은 것에 의심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머리말에서부터 일상적이고 진부한 '이야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여러 수필가들을 비판하고,

한국 수필들 중에서 문학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모아놓은 것에서 많은 공감과 기대를 하게 되었다.

 

<한국 수필의 미학>에는 총 22명의 작가의 작품이 각각 1편에서 3편까지 소개되어 있다.
각 작가의 작품 이전에 그 작가에 대한 설명과 소개를 먼저 읽어 보면

그 시대적 상황과 그 작가의 성향을 어림잡을 수 있어 유익했다.

 

 

영국의 작가 월터 페이터(Walter H. Pater)는 "문체가 곧 사람이다."라고 했다.
22명 작가의 글들을 읽어보니, 정말로 22명 모두의 문체가 너무나 달랐다.

시대적으로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호흡이 긴 작가도 있고,

한자어의 사용이 많은 작가도, 쉬운 표현을 주로 쓰는 작가도,

존대어를 쓰는 작가도, 또 어딘가 모르게 난해해 보이는 글을 쓴 작가도 있었다.

 

피천득, 이어령, 이해인 등 수필을 조금 접해봤던 작가도 있었고,

고은, 김춘수, 박경리 등 시나 소설으로만 접했던 작가의 수필도 있고,

또 이양하, 이경희, 정진권 등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작품도 있었다.

여러 작가의 검증된 수필을 진지하게 읽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시대적 상황을 알고 읽으니 새롭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이 된 시기에 살던 작가의 글이 한글로 된 것도 신기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일상적인 내용이 내가 상상했던 것과 괴리감이 있기도 했다.

또, 그냥 눈으로 읽기보다, 소리내어 읽어보니 작가의 입장에 서보게 되기도 하고 같은 느낌을 받는 듯하여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수필마다 쓰여진 시기(연도)가 적혀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가 소개에 대략 어느 시기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은 나와 있지만, 그 수필이 쓰여진 시기가 정확히 써있다면 더욱더 그 시대적 상황을 머리에 그리며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태동 교수가 '잘 쓰여지고 문학적 가치가 있는' 한국 수필을 엄선해 놓고

작가의 소개도 직접 담아놓아 진지한 한국 수필의 정수를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진부한 일상사를 늘어놓은 요즘 에세이에 지친 이라면 더욱더 좋은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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