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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오은영 교수가 육아 코치로 나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모든 회차가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되게 짜집거나 해서 인위적으로 극악스러운 부모(대부분은 엄마)와 처연한 아이의 대치 상황을 만든 회차들이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만큼 엄마의 역할이란 게 중요하기 때문임을 잘 알면서도 나는 너무 지쳐 있었다. 엄마, 며느리, 회사원 등의 중요한 역할을 떠맡으면서 내 한몸 쉴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딸이라는 역할은 신경 쓰지도 못한 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나오기 전부터 신청해서 탐독했던 이유는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를 키운다면 분명히 이 책이 필요로 할 시기가 온다. 책 안에서도 나오지만 인간에게는 자기 방어를 위해 본능적으로 공격성을 기르는 시기가 존재하고 그 시기를 현명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엄마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기르면서 내가 정말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지점에 대면하는 때가 있었다. 그토록 사랑스럽고 순하기만 하던 녀석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것을 자연스러운 인간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나도 조금 더 노력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이 책에서 주지해야 할 부분을 필사해서 화장실 문 뒤에 붙여 놓고 끊임없이 나에게 되뇌면서 1차 시기를 무사히 넘긴 것 같다. 아마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이 시기가 반복될 테지만 이제 이 책을 통해 강을 건너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서투르더라도 같이 잘 건너갈 자신이 생겼다. 오랜 시간을 함께할 육아 멘토가 생겨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