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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의 황야 - 상 ㅣ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7월
평점 :
아시아태평양 전쟁 시기 세계 각지에서 일본제국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여러 이유로 전 세계로 떠난 일본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구체적인 역할이나 신분, 위치, 그리고 개인적 선택지들은 각기 달랐겠지만, 수많은 이들이 전 세계로 퍼졌을 것이다. 이들에게 종전이 갑작스러웠을지, 아니면 예상 가능한 것이었을지는 상황에 따라 달랐겠지만, 아무튼 소련군의 포로가 된 관동군 병사들에게나, 유럽에 파견 되어있던 외교관에게나, 하와이나 남미 지역으로 이민 간 일본 농민에게나, 중앙아시아를 잠행하던 특무요원들에게나 일본 본토가 위협당하고, 종전으로 이어지는 전쟁 말기의 상황은 당혹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무사히 일본으로 돌아온 이들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있었을테고. 이 작품은 그러한 유형 중 돌아오지 못했던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이쵸의 작품인 만큼 전쟁의 와중에 존재했을 법한 외교관의 고민을 그럴듯하게 그려내면서, 그러한 주제를 던지기 위한 추리 소설적 밑밥들을 잘 깔아놓고 있다. 숨길 수 없는 부정이 드러나는 몇몇 씬들은 매우 감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