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1 - 기적의 서막 명량 1
박은우 지음 / 고즈넉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누구며 어디에 있는가. 한 달이 안 된 뇌옥에서의 날들이 아득했다. 모진 고문에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들곤 했다. 하지만 사실 그런가. 정말로 나는 죽고 싶었을까."

박은우의 <명량>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좋은 원작을 탄생시키려고 애쓴 기획자들과 소설가의 노고가 담긴 책"이다. 그들은 이순신을 '성웅', '전투 천재'로 표현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이순신은 모진 고문에 죽다 살아난, '백의 종군'한, 항상 고뇌에찬 군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가 <명량>을 보고 여전히 이순신을 찬양하는 이유는 그랬던 사람이 불가능했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순신은 '성웅'이었다. 광화문 광장에 우뚝선 우리나라의 '기개'이자,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였다. 또한, '신'이었다. 그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책에서는 그런 그가 두려워한다. 무모하다는걸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안다. 

하지만, 이내 이순신은 모든 잡념을 집어삼킨다. 그는 부하들에게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 부르짖는다. 이는 마치 '죽음을 앞둔 자'가 조금이라도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마취'와도 같았다. 

이순신은 무능한 임금을 원망하며 '백의종군' 하지 않아도 됐다. 조선 수군이 "12척의 배 밖에 안남았다"고 들었을때 무모함을 깨닫고 귀향해도 무방했다. 왜 스스로를 '마취' 하며 죽기를 자처하는가? 그렇게 두려우면서도 '명량 대첩'을 치뤘던 것은 무인의 '도'이자, 백성을 향하는 마음, 임금에 대한 충정이었으랴, 이 위대한 행위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한 일이었기에 이순신은 대단했던 것이다.

책은 그 점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영화는 최민식이란 당대 최고 배우를 통해 이순신의 '극한'을 표현하려 애썼다. 

이순신은 우리나라의 '성웅'이다. 책과 영화는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표현했다. 이는 '격하'가 아닌, 또다른 '염원'이었다. 현실 대한민국에 '경종'을 이순신을 통해 알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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