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아랍어 문자 읽고 쓰기
김종도 / 명지출판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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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어 공부를 시작하고, 기초강습을 들으러 간 적이 있다. 4시간의 수업을 통해서 알파벳을 마쳤는데,  그 다음 수업시간 부터는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수업 분위기를 보니 다른 이들에게도 상황은 마찬가진 것 같았다. 때늦게 의욕적으로, 아니 의욕만으로 시작한 공부라 필기도 집에오면 다시 하고, 복습도 한번 정도는 하고 다음수업을 갔는데도 알파벳을 봐도 어떤 발음인지가 연상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아랍어 문장 필기는 한글로 하고, 뜻도 한글로 하고, 아랍어 문자는 대충 복습을 위해 휘갈겨 놓는 수준이었다. 회화만 따라가려고도 해봤는데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의 수혜자라 그런지 시각화가 안되니 확신이 없어 목만 자꾸 막혔다.

 

 아랍어는 매우 독특한 문자다. 러시아어나 영어, 프랑스어 (그외 기타 내가 모르는 언어에서도) 필기체를 연결해서 쓰기도 하지만, 그 어두, 어중, 어미 각 위치에 따라 형태가 변하고, 띄어쓰기가 조건이 있는 글자는 나로서는 생전 처음이었다. 머리가 많이 굳었다 한참 자괴감에 빠져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단 다른 언어 (러시아어 조차도)들은 영어와 어느 정도의 유사점이 있어 발음을 고치거나, 어느정도의 연상으로 가능했는데, 아랍어는 그조차도 안되니 헤맬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고 위안해본다)

 

 결국 학원을 3주 정도 다니고 개인적인 사정과 무능감으로 중퇴(!)를 했다. 그리고 다시 사라진 의욕을 간신히 되살리려는 도중 전에 이 책을 샀던 기억이 났다. 사실 유투브나 일반 블로그, 어플 등에서도 글씨 쓰는 요령을 꽤 검색할 수 있고, 어떤 것들은 발음도 같이 제공되기 때문에 굳이 꼭 사야할 책 같진 않다. 나 역시도 그래서 제대로 보지도 않고 쳐박아 뒀었고. 4시간의 수업으로 요령 자체는 알고 있었고... 단순히 필기 속도와 연결된 형태를 보고 (물론 모음표시가 있어야 하겠지만) 자음을 빨리 캐치하면 공부하는 데 의욕이 더 붙지 않을까 생각해서 한장한장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샀다 생각이 든다.

 

 말했듯 구성 자체가 굉장히 참신하거나 한건 아니다. 우선 책의 앞부분에서 아랍어 문자의 독립형, 어중, 어두, 어미형의 표가 나오고, 아랍어 숫자 소개. 각 알파벳 별로 쓰는 요령, 간단한 암기요령, 모음 읽는 법등이 제시된다. 그리고 책의 대부분이 알리프부터, 야까지 각 알파벳 28자를 연습하는 연습장으로 채워진다. 독립형, 어두, 어중, 어미 형 모두를 실제 아랍 단어를 써봄으로써 연습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좀 지겹게 느껴져도 빈공간 없이 꽉꽉 채워서 단어를  연습해본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직도 한눈에 단어가 들어오진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익숙해졌단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단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발음은 표기된 것만으로는 언어민의 발음을 확실하게 이해할수가 없기 때문에, 읽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단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기초라기보다, 정말 문자만 익숙하게 만드는 책이다. 구성이 조금 촌스럽기도 하고 색칠공부는 조금 뜬금없다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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