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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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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은 이런 말을 했다. <정치적 언어는 거짓말을 진실인양 들리게 만들며, 살인자를 존경스러운 인물로 만들고, 스쳐지나가는 바람에도 고정된 형상을 부여할 수 있도록 고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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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최인자 옮김, 제인 오스틴 / 해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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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작과 거진 큰 차이가 없다. 캐릭터도, 등장 인물도. 거의 복붙했다고 느꼈을 정도니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설정이다.. 영국에 원인모를 역병이 돌며 좀비 세상이 된다.원작에서도 좀 나타나는 리지의 호방한 성격이 무술가로서의 뛰어난 자질로 변형되어 나타나며, 베넷가의 5자매가 나라에 봉사하는 무술인들로 나온다... 크게 할 말은 없는게, 무술이 이 둘 사이에, 또 몇몇 장면들에 끼어들었다는 것 빼고는 오만과 편견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묘사가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 처음엔, 내가 왜 이걸 샀나 스스로 의문을 던질 정도로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 패러디가 크게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던 건, 어떤 부분에 있어선 제인오스틴보다도 솔직하고 과감하고, 단순한 (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리지라던가.. ) 인물 묘사가 이미 반복된 이야기들임에도, 새롭게 재봉된 부분이 자연스러워 마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확장되어 내가 인물에 더 가까워졌단 느낌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 장에 나오는 질문들은 딱히 독자에게 책 감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질문 자체에 목적이 있어보인다. 이를테면 이 작품이 가벼운 웃음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닌, 문학적 분석이 가능한 척(!)하는 질문들이 있는데, 이 척(!)이 너무 분명하게 나타나서, 정말 웃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단 느낌을 준다. 마치 원작에서 느껴야할 어떤 교훈을 이 작품에서 느껴야할 것인양 끌어와, 이 작품이 패러디인 게 아니라, 원래 오만과 편견이 원래 좀비 소설이었다 라고 말하는 듯한데, 그럴리가 없잖아! ㅋㅋㅋ 쓰고보니 좀 헷갈리는데...  다시 읽지 않아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읽으면서 분명 나는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건 오만과 편견이 아니라 패러디잖아..작가가 미쳤나." 생각했으니까.

 

 그건 그렇고.. 이건, 패러디로서 원작의 권위를 뒤집.....다기보단 (전개 역시 또옥같다) 빌려와서 독자로하여금 각 장면들을 비교하고,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원작을 읽고 보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음.. 뭐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딱히 오만과 편견을 뒤집에서 뭘 해보겠다는 그런 책은 아니다. 결국 그래도 다아시와 리지는................ 어떻게 될까? 읽으면 안다.

 

 그건 그렇고. 이 책에 나타난 동양 묘사는 좀 불편했다. 원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다아시를 비롯한 상류층의 중국 혐오 및, 일본 숭배는 그들의 틀에 박히고, 편협한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지만, 중국식 무술을 작가가 희화화한 듯한 장면 (리지가 구사하는 권법에 대한 묘사라던가...)이나 고증을 거친 건지 의심되는.. 물론 액션 로맨스로 만들려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꼭 일본이나 중국의 영화에서 나오는 현실적이지 않은 액션 장면들을 그대로 옮겨 놓고, 웃음거리로 삼는 것 같아서 좀 씁쓸했다. 그들이 보는, 그리고 보기를 원하고 정의를 내리는 동양이 바로 거기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이상은 궁금하지도 않고, 궁금할 이유도 없는. 그들에 의해 정의되고, 다수에 의해 그것이 답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신은 없고, 외양만 고대로 빌려온. 혹시 이런 편견을 얘기하려고 작가가? 제목처럼? 의도해서???? 음.... 모르겠는데.

 

 릴라릴라에 이어 읽은 책이 또 다시 모방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책이라니 재밌다. 참으로 포스트모던! 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예술의 시작은 모방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독창성이 좀 더 빛나길 바랬고.. (각각의 예술 작품들이 모방에서 나왔다고 해도 나에게 주는 감흥이 언제나 같지 않단 면에서 어떤 작품도 나에겐 같은 작품이 아니니까..) 책 같은 경우, 패러디는 크게 즐기지 않는데, 그래도 다아시와 리지가 서로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들에선 꽤 가슴이 뛰었다. 원작의 힘일까. 아니면, 작가가 충분히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는 걸까.

 

 참! 다아시 유독 시크릿 가든의 현빈 같더라.. 매력있다 매력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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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 릴라
마르틴 주터 지음, 김혜경.차경아 옮김 / 까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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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문단은 줄거리가 있어요)

 

  여기 한 어리숙한 청년이 있다. 미래에 대한 별다른 비전은 없지만 무언가 일어날, 이뤄낼 거란 기대감으로 '잠깐' 웨이터 일을 하고 있는 청년 다비드. 실제 나이보다도 앳된 얼굴의 이 총각은 어느 날 운명의 그녀 소피, 아니 릴라, 아니 마리를 발견한다. 하루라도 마리의 얼굴을 못보면 몸이 달아 안절부절 못하는 다비드와 달리, 마리는 그를 패거리의 허영덩어리 랄프에게 보이는만큼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다비드는 낡은 골동품 속에서 어쩐지 마음에 드는 소설을 발견한다. 그리고 문학에 관심이 있는 마리에게 그럴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충동적으로 자신이 쓴 작품이라며 소설 '소피, 소피'를 그녀에게 건네준다. 그런데 어쩐지 마리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둘의 사랑이 거의 이-만큼 다가왔을 무렵. 사랑스러운 마리가 굉-장히 고맙게도 작품을 대신 출판사에 보낸다. 다비드가 마리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이 작품은 출판되었고, 그는 정신차리고 보니 한순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있다. 짧고도 불안한 행복은 잠시.... 작품의 원작자가 나타나는데...

 

 로맨스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좀 뒷통수가 아플 전개다. 남자주인공 다비드는 어렸을때 작문실력이 좋았다고 혼자 곱씹은 것과, 어쩐지 매력같지도 않은 곱상한 얼굴 외엔 이렇다할 장점도 없고, 여자 주인공 마리는 다비드가 아닌 알프레트 두스터, 혹은 페터 란트바이에게 빠진 게 확실해 보인다. 소설의 전개 역시 독자의 기대와는 달리 점점 더 현실적이고, 신랄하게 끝으로 내닫는다.

 

  이 작품에서 재밌었던 건 작품의 긴장을 쥐고, 독자들이 기대하는 '진실이 밝혀지고, 모두가 진실의 태양 아래 깨끗하고 분명한 모습으로 화해의 포옹을 나누는 순간' 은 끝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이 상황을 로맨스 코메디식의 해피 엔딩(부족한 남자가 우연히 인생역전을 이뤄 연애까지 얻는 내용)이 아니라, 다비드 개인을 통해서 풀어내는 점이 좋았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의 제목이자, 다비드가 가짜 작가를 자처했던 '릴라, 릴라' 혹은 '소피, 소피' 의 (원작자가 나타날 것을 두려워한 다비드가 제목을 바꿔 출판했다) 첫 문장과 같다.

 

'이것은 다비드와 마리의 이야기이다. 부디, 슬프게 끝나지 않기를.'

 

 둘의 마지막 장면 역시, 다비드의 독자들을 몇 주간이나 울린 '릴라, 릴라'를  닮아있다.

  

  작품 전체는 다비드, 마리, 그리고 원작자라고 주장하는 야키 세사람의 관점에서 번갈아가며 묘사되지만, 사건의 중심인 다비드의 심리가 가장 잘 와 닿는다. 작품을 표절하고 (아니 그대로 가져다 쓴) 거짓말을 한 다비드에게 독자의 마음이 동하는 건 아무래도, 마리에 대한 사랑 외에는 그가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인 것도 있을거다. (유명세와 돈을 좀 즐겼을지언정)  하지만 이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다비드와 마리의 관계의 회복, 완전한 사랑의 결실에 대한 희망을 품기보다는  다비드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된 정체성 (쓰지 않은 작품의 작가라는)을 벗고, 현실의 자신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시작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았다.

 

 그는 마리와의 관계가 끝나고서야 이 한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 아쉽지만.. 이 문장 이전의 그는 마치 실체가 없어 보인다. 그가 작가로서 이름을 내기전 어설프게 어울리려 노력한 (마찬가지로 어설픈) 예술가 집단에서 그의 존재처럼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는. 그가 거짓으로 얻은 이름 외에는 그를 설명할 방법이 많지 않다. 그런 그가 자신의 첫 문장을 쓰면서그 자신이 만들어낸 '작가로서의 자신'이라는 허구(이자 허위)를 현실로, 삶으로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그가 어떤 글을 쓰게 되건 간에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했던 과거의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문장에서 다비드가 진실을 말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도 가능하다.  

 

 그 외, 포스트모던의 종언을 외치며  등장한 작가 다비드가 사실은 작가 존재 자체를 모방한, 어쩌면 과도하게 포스트모던적인 인물이라는 작가의 신랄한 유머, 거의 관심도 받지 못한 소설이 한 문학가의 평론과 함게 베스트 셀러가 되는 과정이나, 한 사람의 스타 작가가 만들어지기 위해 연출되는 장면들 (방송국의 작가 인터뷰), 출판계의 '그다지 문학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읽어내는 것 역시 즐거웠다. 극중 야키라는 인물이 주는 혐오감(그의 식탐을 표함해)이나 마리의 사랑에 대한 환상 역시 작품을 풍성하게, 또 좀 더 현실적인 연애를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요소들 이었지만, 작품을 그대로 옮겨올 것이 아닌 바에야 이만 말을 아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분명 장르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소피와 페터의 이야기가 아닌 다비드의 애기인만큼은 슬프지 않게 끝나길 바란다. 그치만 마리는 그냥 잊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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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아랍어 문자 읽고 쓰기
김종도 / 명지출판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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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어 공부를 시작하고, 기초강습을 들으러 간 적이 있다. 4시간의 수업을 통해서 알파벳을 마쳤는데,  그 다음 수업시간 부터는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수업 분위기를 보니 다른 이들에게도 상황은 마찬가진 것 같았다. 때늦게 의욕적으로, 아니 의욕만으로 시작한 공부라 필기도 집에오면 다시 하고, 복습도 한번 정도는 하고 다음수업을 갔는데도 알파벳을 봐도 어떤 발음인지가 연상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아랍어 문장 필기는 한글로 하고, 뜻도 한글로 하고, 아랍어 문자는 대충 복습을 위해 휘갈겨 놓는 수준이었다. 회화만 따라가려고도 해봤는데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의 수혜자라 그런지 시각화가 안되니 확신이 없어 목만 자꾸 막혔다.

 

 아랍어는 매우 독특한 문자다. 러시아어나 영어, 프랑스어 (그외 기타 내가 모르는 언어에서도) 필기체를 연결해서 쓰기도 하지만, 그 어두, 어중, 어미 각 위치에 따라 형태가 변하고, 띄어쓰기가 조건이 있는 글자는 나로서는 생전 처음이었다. 머리가 많이 굳었다 한참 자괴감에 빠져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단 다른 언어 (러시아어 조차도)들은 영어와 어느 정도의 유사점이 있어 발음을 고치거나, 어느정도의 연상으로 가능했는데, 아랍어는 그조차도 안되니 헤맬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고 위안해본다)

 

 결국 학원을 3주 정도 다니고 개인적인 사정과 무능감으로 중퇴(!)를 했다. 그리고 다시 사라진 의욕을 간신히 되살리려는 도중 전에 이 책을 샀던 기억이 났다. 사실 유투브나 일반 블로그, 어플 등에서도 글씨 쓰는 요령을 꽤 검색할 수 있고, 어떤 것들은 발음도 같이 제공되기 때문에 굳이 꼭 사야할 책 같진 않다. 나 역시도 그래서 제대로 보지도 않고 쳐박아 뒀었고. 4시간의 수업으로 요령 자체는 알고 있었고... 단순히 필기 속도와 연결된 형태를 보고 (물론 모음표시가 있어야 하겠지만) 자음을 빨리 캐치하면 공부하는 데 의욕이 더 붙지 않을까 생각해서 한장한장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샀다 생각이 든다.

 

 말했듯 구성 자체가 굉장히 참신하거나 한건 아니다. 우선 책의 앞부분에서 아랍어 문자의 독립형, 어중, 어두, 어미형의 표가 나오고, 아랍어 숫자 소개. 각 알파벳 별로 쓰는 요령, 간단한 암기요령, 모음 읽는 법등이 제시된다. 그리고 책의 대부분이 알리프부터, 야까지 각 알파벳 28자를 연습하는 연습장으로 채워진다. 독립형, 어두, 어중, 어미 형 모두를 실제 아랍 단어를 써봄으로써 연습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좀 지겹게 느껴져도 빈공간 없이 꽉꽉 채워서 단어를  연습해본 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직도 한눈에 단어가 들어오진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익숙해졌단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단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발음은 표기된 것만으로는 언어민의 발음을 확실하게 이해할수가 없기 때문에, 읽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단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기초라기보다, 정말 문자만 익숙하게 만드는 책이다. 구성이 조금 촌스럽기도 하고 색칠공부는 조금 뜬금없다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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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피로사회를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인지 책을 읽기전임에도 저자가 사용한 `투명`이란 단어의 의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강의를 듣고 제가 제목을 보고 떠올린 사회의 그림과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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