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울에 풍덩 - 제2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ㅣ 소원라이트나우 12
이재은 지음 / 소원나무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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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바다수영을 좋아하는 나는 첫 장부터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물속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헤엄칠 때의 즐거움을 알기에 주인공 도란의 마음이 더욱 생생하게 전해졌다. 수영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대견하고 멋있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열다섯 살 소녀 하도란이 수영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을 좋아하던 도란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경성의 수영장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수영 선수라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물속에 있는 시간이 좋아서 헤엄쳤지만 점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기록을 줄이고 싶고, 다른 선수들처럼 제대로 배우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일이 꿈이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어서 도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하지만 도란이 살아가는 시대는 지금과 달랐다. 여자라는 이유로 수영을 배우는 것조차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있었고, 가난한 형편 때문에 마음껏 도전할 수도 없었다.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까지 더해지니 어린 도란이 감당해야 할 현실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도란은 주저앉지 않았다. 수영을 배우기 위해 일을 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물에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당당했고, 더 나은 기록을 향해 헤엄치는 모습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특히 수영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물에 뛰어드는 순간의 긴장감과 숨을 고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나 역시 바다수영을 좋아해서인지 도란이 물속에서 느끼는 행복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물 밖에서는 걱정과 고민이 많아도 물속에 들어가면 오롯이 내 움직임과 호흡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도란에게 수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았다.
가족과의 관계도 오래 마음에 남았다. 오빠는 처음부터 도란의 꿈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걱정과 반대가 앞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도란의 진심을 알아가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가족이라고 해서 서로의 마음을 처음부터 알아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딪히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란이 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읽는 나까지 가슴이 벅찼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했을지 생각하니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누구에게나 결과는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견뎌 온 시간이 더욱 값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꿈을 이루는 것만큼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남들이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추기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가는 도란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른이 된 지금도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기도 하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도란의 도전이 어린 소녀만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다.
읽는 동안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 둔 일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바다수영을 좋아하는 이유도 결국 물속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살아 있다는 즐거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지만 어렵거나 무겁게만 느껴지는 소설은 아니었다. 한 소녀의 꿈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차별과 현실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수영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용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다.
청소년에게는 좋아하는 일을 찾고 도전할 용기를, 어른에게는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떠올릴 계기를 주는 소설이다. 도란이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듯 우리도 남들의 시선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다시 깨닫게 해준 이야기다. 책을 덮고 나니 나도 다시 푸른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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