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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타임 ㅣ 몸쓰기 시리즈 7
김강윤 지음 / 라라 / 2026년 7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그냥 보는 바다가 아니라 직접 몸을 담그는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수영을 좋아하고 잠수해서 전복도 잡을 수 있을 만큼 물속에 들어가는 감각을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제대로 된 수영을 배운 적은 없다.
그래서 늘 마음 한쪽에는 스쿠버다이빙을 꼭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바닷속에서 보는 풍경이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조금은 알고 있기에 이 책을 더 궁금한 마음으로 펼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이빙에 관한 기술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스쿠버다이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었다.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의 마음과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삶을 어떻게 다시 보게 만드는지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작가는 소방관이자 스쿠버다이빙을 오래 사랑해 온 사람이다.
그래서 글에는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의 설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겪어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한 진심이 담겨 있다.
바다는 멀리서 보면 잔잔해 보인다.
하지만 직접 들어가 보면 수면과 수중은 다르고 얕은 곳과 깊은 곳도 다르다.
보이는 풍경보다 보이지 않는 흐름이 더 크게 느껴지는 곳이 바다다.
이 책은 그 바다의 성질을 삶과 자연스럽게 이어낸다.
살다 보면 겉으로는 아무 일 없어 보여도 마음 안쪽에서는 조용한 파도가 계속 출렁일 때가 있다.
괜찮은 척해도 사실은 숨이 가쁠 때가 있고,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계속 버티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이 책은 무작정 힘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천천히 숨을 고르고, 몸에 힘을 빼고, 지금 있는 자리를 먼저 느껴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오래 붙잡은 부분은 다이빙의 느림이었다.
나는 뭐든 빨리 해내야 마음이 놓이는 편이었다.
일도 빨리 익혀야 했고, 병원에서 오래 일할 때도 책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늘 긴장하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를 잃어버렸고, 퇴사하고 나서야 내가 정말 숨 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느림이 더 깊게 들어왔다.
물속에서는 서두를수록 공기를 빨리 쓰고 몸이 먼저 지친다.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티려고 힘을 꽉 주면 오히려 나를 지키는 힘부터 사라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몰아붙일 때, 필요한 건 더 빠른 속도가 아니라 더 안정된 호흡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바닷속에서 기다림을 배웠고, 멈춤을 배웠고, 천천히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 말이 참 좋았다.
다이빙은 아래로 내려가는 일처럼 보이지만 결국 다시 올라오는 일이다.
삶도 가끔은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둡고 낯설고 무서운 시간 속에 머물러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호흡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바다를 낭만적으로만 그리지 않아서다.
물속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감동적인 풍경 뒤에는 안전과 훈련과 기다림이 있다.
그 사실이 오히려 더 믿음직했다.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제대로 배우고 천천히 익혀야 오래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스쿠버다이빙을 더 배우고 싶어졌다.
무작정 멋진 바닷속을 보고 싶은 마음보다 그 안에서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 어떻게 내 몸을 믿어야 하는지를 배우고 싶어졌다.
바닷속 그림 같은 풍경을 보는 감동은 분명 크다.
하지만 그 풍경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조급함을 내려놓는 시간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좋고, 아직 다이빙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좋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속의 고요함이 주는 위로를 느낄 수 있다.
요즘 너무 빨리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시간을 얻을 수 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싶은데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이라면 시작하기 전의 떨림도 괜찮다는 마음을 받을 수 있다.
나에게 이 책은 다이빙을 미리 배우는 책이면서 동시에 삶의 속도를 다시 생각하게 한 책이다.
물속에서는 빨리 가는 것보다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삶에서도 남들보다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나를 잃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제대로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게 된다면 이 책에서 만난 문장들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려가고,
천천히 둘러보고,
천천히 올라오고 싶다.
그 느림 속에서 바다도 보고 나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