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동안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선희(러블썬) 지음 / 다산글방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살다 보면 내가 앞으로 가고 있는 건지,
그냥 하루하루 버티고만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마음은 자꾸 제자리인 것 같고,
남들은 저만큼 앞서가는 것 같은데
나만 늦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
이 책은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이었다.
지금 멈춘 것 같아도,
지금 흔들리는 것 같아도,
그 시간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
처음엔 제목부터 마음이 갔다.
버티는 동안 자라고 있었다는 말이
오래 남았다.
나는 버틴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버틴다는 건 어쩔 수 없이 견디는 것 같고,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버틴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
버티는 건 멈춰 있는 게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고 나를 붙잡는 일이었다. 어떻게든 오늘을 지나
내일로 가려는 마음이었다.
책에는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늦어도 괜찮다는 말,
남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
힘든 순간에도 내 편이 되어주는
연습이 담겨 있다.
​
거창한 성공담이나 대단한 자기계발 이야기가 아니라 더 좋았다.
매일의 삶에서 자주 흔들리는 평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말들이었다.
​
특히 내 편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우리는 힘든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를 의심한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가.
내가 잘못 선택했나.
내가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
남에게는 괜찮다고 쉽게 말하면서 정작 나에게는 가장 차갑게 굴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순간마다
자기 자신을 함부로 놓지 말라고 알려준다.
​
나도 오랫동안 병원에서 책임자로 일했다. 그때의 나는 정말 많이 버텼다.
해야 할 일이 많았고,
챙겨야 할 사람이 많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늘 일에 맞춰 살았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나는 잘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많이 참고 있었던 거구나.
내 마음이 자꾸 작아지고 있는데도
그냥 버티는 게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지금은 남편과 함께 정비소 일을 하고 있다. 몸은 더 고되고 바쁠 때도 많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예전보다 편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내가 잘하는 방식으로 가게를 알리고,
조금씩 내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들이 더 깊게 들어왔다.
​
내가 지나온 시간도
그냥 힘들기만 한 시간이 아니었구나.
그 시간 속에서도 나는 자라고 있었구나 싶었다.
​
책을 읽으며 마음이 가장 따뜻해졌던 부분은 속도보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라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자주 남과 비교한다.
누가 더 빨리 성공했는지,
누가 더 멋진 삶을 사는지,
누가 더 인정받는지 신경 쓴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아는 일이었다.
조금 늦어도 내 방향을 알고 있다면,
그 걸음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
이 책은 오늘 하루를 대충 흘려보내지 않은 너는 이미 충분히 단단하다고 말해준다. 아무렇게나 살지 않으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알려준다.
​
읽는 동안 나는 자꾸 나의 지난 시간들을 떠올렸다.
엄마로 살았던 시간, 일하는 사람으로 버텼던 시간, 누군가의 아내로, 딸로, 며느리로 살아온 시간들.
그 안에 내 이름이 흐릿해진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
책을 읽고 나니 그 사실이 고마웠다.
이 책은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남보다 늦은 것 같아도,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
버티는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그 시간 속에서 마음의 근육을 만들고,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우고,
언젠가 다른 계절로 건너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
나는 이 책을 읽고 조금 안심했다.
내가 지나온 시간도 헛되지 않았다고,
지금의 나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