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야, 공차자
김용택 엮음 / 보림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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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시심은 솔직하고도 천진스럽다. 빨갛고 둥근 입술을 보고앵두 입술이라 그러더라그럼 윤정이 입술은 앵두 입술이다. 빨갛고 둥그니까.그럼 동수 입술은붕어 입술이다. 이 대목에선 그들을 본적이 없는 나로서도 '큭' 웃음이 나왔는데 늘상 보고 지내던 아이들에겐 얼마나 기찬 표현이었을까?

자연과 함께 살며 또 그 자연을 글감으로 글쓰기 작업을 하니 아이들의 마음이 맑아지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이책을 접하기 전부터도 시골의 작은 학교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도시에서 빡빡한 스케줄을 따라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자연과 유리된 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워 우리 아이들도 실컷 자연 속에서 뛰어 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일주일에 한번쯤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줘야 겠다는 강한 일념으로 자리잡게 된다.

시인의 말마따나 농촌이 사라지고 있고 농촌의 아이들이 사리지고 있는 현실에서 비효율적이란 이유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끈끈한 정으로 묶여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작은 학교가 없어지고 있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아이들이 어쩌면 마지막 농촌의 아이들이며 더이상 이렇게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고 더이상 이런 글쓰기를 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인의 위기의식은 이제 폐교 운운하는 마암분교를 보니 현실로 나타니기 시작한 듯하다. 부모-자식 간의 갈등, 사제지간의 불신 그리고 자기를 괴롭힌 친구를 칼로 찔러 죽이는 작금의 세태에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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