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한 마리 있었어요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0
정유정 지음 / 보림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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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넘기면 바로 호수에서 비상하는 한 무리의 오리들을 보게 된다.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힘찬 날개짓이 차분하게 가슴을 울리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리가 한마리 있었다는데 물론 여러 오리들 중 한마리 일뿐이라고 부연해 말해주고 있지만 그 오리는 결코 많은 오리들 중 그저그런 오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뿌리치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길을 떠나는 아주 흔치않은 오리이기 때문이다. 비록 희망과 부푼 꿈을 안고 길을 떠났지만 그 오리는 결코 쉽게 그의 세상을 만날 수는 없었다.

다리와 엉덩이도 뻐근해지고 다리도 무거워지고 물갈퀴도 씀벅씀벅해지고 온몸이 무거워 주저앉고 싶어지도록 걸어도 그가 찾는 새로운 세상 곧 호수는 찾을 수 없었다. 그냥 안주하라는 유혹도 받는다. 그뿐인가 호수는 그가 고수해왔던 방법으로는 갈 수 없다는 새로운 도전도 받게 된다. 바로 날아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절망에 싸여 오리는 마냥 울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흔한 오리가 아니었으므로 다시 용기를 내어 걸어서라도 (그는 날지 못했으니까) 호수를 찾으리라 마음먹는다.

그러나 세상은 역시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법, 특히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겠지. 그 오리는 사나운 개를 만나 쫓기게 된다. 달리고 달려도 쫓아오는 개. 벼랑끝에 몰린 그는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다.있는 힘을 다해 푸드덕 푸드덕 날개짓을 하니 세상에! 날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호수. 상상 속에서 그려보던 그대로의 호수 위를 그는 날고 있었다. 물론 그는 수많은 오리들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런 오리는 하나 밖에 없을 터. 흔치 않은 오리가 내게 묻는 듯하다. 내가 찾는 세상은 어디에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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