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의 기묘한 몽상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27
이언 매큐언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표지를 본 순간  '또 그렇고 그런 책이 나왔나 보다'라고 흘깃거리고 말았다.  그러나 노려보는 듯한 고양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무언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는 참으로 내용을 잘 표현한 그림을 몰라본 내가 무안하였다. 사람의 몸에 고양이 얼굴은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하면서  읽어보는것도 좋겠다.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재를 건져내는 솜씨에 감탄했다. 이 작가가 유명하다지만 솔직히 난 잘 모른다. 그러나 이 한 권의 책만으로도 존경할만 하다. 평소에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결코 머리속에서 꾸며낼 수 없는 이야기이다. 추상적이거나 먼 곳에서가 아니라 일상의 생활속에서 관찰한 바들을 마음먹고 써 냈구나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책 속의 말처럼 여럿이 있을 때 혼자 멍하게 있어 야단맞은 적이 있다. 분위기 가라앉힌다고 . 제발 폼잡지 좀 말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싶지만 단체에 끼이지 않을 수 없을 때,  난 괴롭다. 피터도 그랬다. 피터를 이해한다. 하지만 내 아이가 멍하게 있으면 불안하다. 혹시 모자라는 아이가 아닐까 싶어서. 그러나 그런 아이들이 결코 모자라서가 아님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피터의 기묘한 몽상이라고 하였는데, 어쩌면 이렇게 기묘한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감탄스럽다. 결코 헛된 망상이 아닌 기막힌 발상, 평범한 듯 하면서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이러한 착상을 할 수 있는 아이라면 모든 엄마들은 안심하고 기다려도 될것이다.

이러한 몽상을 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한다. 소위 뒹굴뒹굴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바쁘다. 학원가고 과외 수업 받느라 시간이 없다. 시간이 있어도 스피드와 비정함이 넘치는 컴퓨터 게임에 매달려 있느라 생각할 시간이 없다. 엄마들은 이 책을 읽고 반성해야 한다. 이러한 꿈꿀 시간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반성한다. 방학동안 몇 개의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고.

꿈꾸면서 자라는 피터처럼 우리아이도 꿈을 꾸면서 자라나길 바란다. 피터처럼. 나 또한 피터처럼 꿈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참 오랜만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한 권 발견하여 흐뭇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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