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어나갔다. 작가님의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울컥하기도 했고, 중간중간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만화 에세이지만, 쉬이 넘길 때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일독을 하고 난 후, 다시 천천히 들여다봤다. 이때는 작가님과 내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님의 이야기에 내 이야기를 붙여보거나 하는 식으로. 작가님의 일에 관한 얘기, 인간관계에 관한 얘기, 외로움에 관한 얘기들. 누구나 일상 속에서 하던 생각과 고민들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일로 치부하기에는 작가님의 일상과 경험에서 느낀 그 찰나의 순간들, 단상들이 그냥 뻔하고, 평면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작가님만의 그림체와 컷 마다의 문구들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