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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우주에 나를 부치다
김경 지음 / 이야기나무 / 2014년 10월
평점 :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세상살이에 조금이라도 내 생각을 전달할수 있는 글을 쓰려면 정말 많이도 알고 배우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30세가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던것 같다.
특히나 책을 읽고 서평을 써보겠다는 일념에 의무아닌 의무로 인한 취미(?!)가 생긴 뒤로는 더더욱이나...
그덕에 하루에 책읽기가 좀더 수월해졌다.
가랑비에 옷젓는다는 말처럼...
3일에 책 한권 읽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하루에 두권 때로는 세권도 가능하는것을 보면 의지로 안되는 것은 없다.
이책의 김경이라는 칼럼리스트의 첫 소설이다.
칼럼을 쓰는 칼럼가라고는 하나 소설과는 또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글도 장르나 종류가 다양하면 내용이 다른것처럼 그 나름의 지식이 없다면 글을 쓰기는 힘들것이다.
특히나 전문서적같이 특정 지식만이 중요한 경제서적과는 달리 저자의 필력과 창의적인 생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소설이라는 장르라면 더더군다나..
저자 김경은 진보적인 성향이 많을 것이다 라는 느낌을 책의 표지에서 느낄수 있었다.
저자의 흑백사진 밑으로 이력이 그를 말해준다.
한겨레,중앙썬데이,씨네21,경향 등.
또한 패션잡지 편집 부장의 자리를 걷어차고 제발로 화가남편을 따라 강원도 평창에서 손수 집을 짓고 있다는 이력이 참 새롭고, 묘하게 다가온다.
직장에서 핵심의 자리에 올라가 보지 못한 내게 부장의 자리에 올라가놓고, 되려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터를 옮겼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음으로는 이해가 가나 머리로는 이해되지않는다고 해야 할까.
저자의 첫 소설이라 그런지 그녀의 일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뭍어있는 것 같다.
지어낸 이야기도 물론 있겠지만,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다 라는 느낌을 주는 내용이 소설 전반에 등장한다.
그녀의 직장이야기와도 겹치는 편집디자인 부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사가 된 직장 상사의 이해안되는 행동에 대해 사표를 내는 장면에서 편지글이 그렇다.
편지글은 마치 그녀의 과거 상사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감정을 방금 고스란히 메모해 놓은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다.
다만 처녀작이다보니 글의 연결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처음은 늘 생경한 느낌을 주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까닭에 저자의 소설이 그리 딱딱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랑에 대한 기본 토대가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쉽게 와닿았고, 사랑에 대해 여럿 남자를 만나보며 최종적으로 선택한 한 남자를 통해 행복을 만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소설치고는 뻔한 내용이지만,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어서 좋았다.
저자의 경험을 녹아내고, 적절히 허구적인 인물을 넣어 처녀작의 어수룩함을 없애기 위해 고심한 느낌이 든다.
소설에도 주제를 넣어 평범한 내용도 조금은 다르게 구상할줄 연습을 해 나간다면 누구나 어렵게 느껴진 소설쓰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것 같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전달하는 작가들을 동경하는 내게 이 소설 너라는 우주에 나를 부치다가 조금은 오래 기억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