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표지를 보면, 책 제목에서 풍기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사랑에 관한 내용을 시인인 저자가 그 나름의 생각을 에세이나 단상위주로 써내려간 책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의 내용은 사랑이라는 단어 보다는 저자의 생활을 묘사하고 설명하는듯 보여주며, 그의 생각을 일기쓰듯 써내려가고 있는 형식이었다.

 

책에 내용은 거의 절반 이상이 술을 먹는다. 라면을 먹는다. 라는 단순한 생활반경이 주를 이룬다.

이 단어를 각 단락의 문장마다 나오는데, 읽는 내내 저자가 본인을 술꾼이라 칭한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시인의 삶이 참으로 그가 말하듯 비애로웠다.하지만, 그런 삶을 단조롭고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어 실제로 그런 삶을 살면 답답하고, 왠지 서글퍼 질듯한데도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은 크게 느끼지 않았던것 같다.

 

월세에 전전해야 하고, 5일 넘게 반복되는 시레기음식, 명절 연휴에 함께 할수없는 가족이 없음에 외로움,백수이기에 월요병이 없을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월요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라면만 먹는듯한 꾸준한 라면사랑(?!)등 아주 평범한 일상이지만, 궁핍하게 느껴질수 있는 단어들을 나열함에도

그가 시인이라서 인지 적절한 묘사가 있어 감탄과 함께 문장실력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공돈(?!)인 휴면계좌 47만 3천 5백 1원에 희열을 느끼고, 세계일주며,여행이며,낚시를 생각하게 되는 현실을 어떤 미사어구없이 직선적인 문체로 나타내고 있고, 그 내용 또한 여느 작가들과는 다르지 않을것 같음에도,다른 그 만의 문체를 오롯이 느낄수 있는 내용이라 좋았다.

그리고 실화를 바탕한 내용에 그의 재미있는 문체가 기분좋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p47- 성탄절 기념으로 시를 4만원 어치나 썻다. 이게 다 주님 덕분이다.명색이 성탄절인데, 굴뚝에 연기도 없이 혼자 빌빌거리고 있는게 안돼 보인다면서 동네 교회 할머니께서 보신탕 한 냄비를 가져다 주셨다. 저는 채식주의자여서 고기 안먹어요.할머니.특히 개고기는.. 간신히 고갤 들고 대답하고 나자 할머니께서 성령 충만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이건 순전히 풀만 먹여서 키운 개여. 스님이 먹어도 암시랑토 않은 개랑께! 풀만 먹고 살다가 죽은 개고기 냄비를 머리 맡에 가만 모셔두고서 생각한다.

지금 푹 삶겨서 온 이 개는 그렇다면 평생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만 하고 죽은 개란 말인가.

시래기죽 먹고 풀 뜯어 먹는 소리만 일삼고 있는 나는 죽어서 어느 은혜로운 냄비에 삶길 것인가. 늦기 전에 언 발목이라도 하나 푹 삶아서 할머니께 냄비 돌려 드리러 가야겠다.

 

 

김광석의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라는 가사를 쓴 작가이기도 한데,

92년도에 문단에 당선되고,근 18년간을 작품없이 지내다 상처적체질이라는 작품을 내고, 최근 이 책을 또 발간한것을 보면,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비되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으면 도구도 닯게 되고, 사람의 실력또한 뒤떨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을 통해 그의 문체와 실력은 오랜 기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문장은 직선적이다. 그리고,적절한 묘사로 극에 어느정도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또한 꾸며지지 않는 현실을 위주로 하였다.

아쉬운점은 시인의 삶이 정말 저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면, 너무 고달플것 같다는 점이다.

한때 작가가 꿈이기도 했던 내게 그의 작품집은 대단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번에 그의 책은 라면과 술이 많이 등장하는데, 다음 작품집에는 밝은 소재로 마음 따스한 내용의 책이 발간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인의 삶이 좀더 밝고 긍정적일수 있도록 문학계 전체가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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