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조옥현 지음 / 생각의창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교단생활 33년을 마감하고 아흔살을 바라본 저자의 삶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짦은 단상의 글이다.

 

장문의 글이 많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책 내용을 보면 시위주의 글이 많다.

그래서 더 마음에 깊이 와닿게 되는것 같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예약하고 있는 산자들이다..

모두가 지금은 10대,20대,30대,40대,50대.. 그 나이를 지나야만 느끼는 감정들에만 충실할 뿐 죽음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것 같다.. 저자의 책 제목에서 알수 있듯, 나이들면 추억하는 모든 것이 슬플수 밖에 없음을 각 단락별로 표현하고 있다.

[ tv가 말썽이다.

이놈도 나이가 스무 살이 되었으니 늙었다.

 

그래서 인가.

쉬어야겠다는 신호를 자주 보내온다.

화면이 오락가락한다.

때로는 화면에 긴 줄이 파도를 친다.

그러다 혼자 꺼지기도 한다.

같이 살만큼 살았다고 미련없이 버릴수도 없다.

우리와 같이한 세월이 얼만가.

 

사고싶은 tv는 100여만원

석달에 한번씩 갈라내도 이자는 안붙는 할부라 한다

잘됐다.

종업원이 주민등록증을 요구한다.

 

그런데 주민등록증을 받아든 점원 얼굴에 야릇한 웃음이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할부가 안됩니다."

70세가 넘었기 때문에 할부가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천장을 처다보았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언제 죽을지 모르기 떄문에 할부에서도

아웃되었다는 선고를 점원으로부터 받았다.

 

내 인생 온갖 곳에서 서산으로 밀려 넘어가고 있다..]

 

가장 마음에 와닿고 어찌할수 없는 현실에 먹먹함을 느끼게 되는 시구이다.

이 책 곳곳에 가슴 먹먹함이 전해져 온다.나에게도 내 가족 모두에게도 죽음은 피해갈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적은 나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죽음이 꼭 그리 멀리 있지 않는데도,죽음을 바라보게 되는 시점에 와야 죽음을 생각하고, 현실을 바라보며, 지난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것 보면, 지금 내 현실에서 너무 멀기 떄문일것이다.

 

나이듦으로 인해 생기는 병치레에 당연시되는 분위기..

가족없이 홀로있는 외로움에 종로 탑골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와야 한다는 쓸쓸함과 고독감...

아흔이 되어 어머니묘소에서 추억하게 되는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젖게 되는 현실...

하나둘 떠나가는 추억서린 교정의 친구들의 빈자리..

만나줄이도,, 찾아줄이도,, 반겨줄이도 없는 늙은이는 죄인이다...그래도 봄을 기다린다..

 

슬프다.. 현실에 가슴먹먹하고, 구슬프다..

나이듦에 다가서는..저자의 현실에 어찌할수 없는 분위기도 먹먹하지만,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과 환경에도 먹먹함과 슬픔을 감출수 없다..

 

내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이제 회갑을 지나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고 계신다.

자식이 효도할쯤 되면 부모는 그자리에 없다는 말이 있다..

먹먹한 추억만을 회상하는 저자의 책 언저리 언저리마다의 슬픔을 간접적으로 겪어보며,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 두 분 모두를 위해서라도 내 삶 전부를 바쳐서 따스한 추억만을 안겨 드리고 싶다..

 

고향산천 늙은 부모 묘소에 찾아 어머니의 얼굴,표정,마음을 회상하며 가슴속에 담긴 저자의 마음을 표현한 글귀를 끝으로 서평을 마친다.

 

"그렇게도 모질고 그렇게도 억세게 몰아쳤던 비바람을 거역도 반항도 눈물도 하지않고 차라리 종교인양 살다 가신 어머니의 그 얼굴,그 마음이 장하십니다.. 떠나는사람, 머무르는 사람, 사랑과 미움, 영광과 슬픔,동행과 동숙도 일순의 인연,어머니 무상한 인간사란 무한한 시공속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한조각 구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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