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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름다운
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 사흘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너무 일찍 늙어버린 영혼들의 이야기다. 재즈적 슬픔에 관한 기록이자 찬란한 불안에 관한 사진이다. 한번쯤은, 한번쯤은 하고 기대했건만, 재즈 뮤지션들의 순간들은 언제나 외롭기 그지 없었다.
어쩌면 그들은 모두 지독히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불안하지 않으면 실존이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했던 사람들. 그래서 이 비루하지만 빛나는 삶들은 쓸쓸하기에 아름답다.
여덟 편이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단편소설 같이 재즈 뮤지션들의 삶이 펼쳐진다. 때로는 사막을 통과하듯, 때로는 암흑의 눈길을 지나듯. 삶을 갈구하는 존재라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닮은 이 소설은 그렇게 달려간다.
단숨에 읽었다. 이토록 진하게 검정을 닮은 소설을. 무엇이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의 삶이 나에겐 위로가 되었다. 그들의 우울이, 그들의 신경질이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하여, 이 책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