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사회
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지음, 권영경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스포츠 신문 일면에 종종 각종 연예인이나,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에 관한 기사가 실릴 때가 있다. 그런 종류의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는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저렇게 벌 수 있을까하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매월 내 월급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볼 때면 나와는 먼 곳의 이야기로 들린다.




승자독식사회. 왠지 이 단어는 동물의 세계에 어울리는 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말은 오늘날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승자독식사회를, 1등과 2등의 차이는 아주 미묘하지만 오직 1등에게만 모든 부가 쏠리는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 승자독식사회는 심각한 소득불평등이 발생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재능 있는 많은 사람들을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켜 버린다. 저자들은 1995년 당시, 미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승자독식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사회에서도 이런 승자독식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달 후면, 전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열린다. 올림픽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전을 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면, 온 나라는 잔칫집이 되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그 선수에게 집중시킨다. 그렇지만,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나, 최선을 다했지만 등수 안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우리는 거의 기억하지 않는다. 이렇게 1등을 차지한 승자는 - 비인기종목일지라도,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면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 명예를 얻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갑도 두둑해진다. 그래서 선수들은 오늘도 태릉선수촌에서 더욱 열심히 땀을 흘린다.




이 책은 승자독식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승자독식사회에서 벌어지는 최고를 향한 경쟁은 실제로 가장 뛰어난 실력자들을 매료시키지만, 동시에 두 가지 형태의 낭비를 조장한다. 첫째는 너무 많은 경쟁자들을 끌어들이고, 둘째는 경쟁 과정에서 비생산적인 소비와 투자를 초래한다. (24쪽)




얼마 전, 온 나라가 로스쿨 문제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로스쿨의 전체 정원 문제를 둘러싼 변호사 협회와 대학, 시민단체 간의 신경전을 벌였고, 대학 선정과 정원 배분의 문제로 또 한 번의 소란이 있었다.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한 지방대학교는 100억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지만, 결국 로스쿨 선정대학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승자독식사회의 전형적인 문제점이라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승자독식사회가 멈추지 않는 이유들을 몇 가지 들고 있다. 우선, 운송비와 관세의 하락, 정보혁명(원거리 통신과 정보기술의 발달), 네트워크효과, 국제어(영어), 생산방식의 혁신(분업과 전문화), 독립계약의 증가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예전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1등이 차지할 수 있는 파이의 크기가 사람들을 이 경쟁의 사회로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자신의 수입에 만족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수입과 비교하길 좋아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웃집의 아이와 나를 비교하는 말은 누구나 듣기 싫은 말일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려는 걸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인간의 습성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고, 밑 빠진 독과 같은 마음을 갖게 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의 사회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자신과 사회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할 것이다.




이 책은 1995년 미국에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물론 일부분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당시의 미국의 모습과 오늘의 우리의 모습이 많이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에 승자독식사회를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해결책들은 일부 이상적인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해결책이 온전히 영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승자독식사회를 살아가는 오늘, 조금 손해 보면서 살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사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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