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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와 수소 이야기
로드리고 콘트레라스 라모스 지음, 카롤리나 운두라가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5월
평점 :
이 책의 머리글에 보면
밀레니오 천체물리연구소 소장이
지금 당장 블랙홀이나 중력파, 초음파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먼저 수소 원자가 뭔지 알 필요가 있어요.
아니 그보다도 먼젙 저 한 컵의 물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질문해 봐야 해요.-
라고 글머리를 시작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과학을 정말 좋아했어요.
수능영역으로 과학탐구를 4가지 분류해보면 지구과학 물리 화학 생명 이렇게 나눌 수 있죠.
저는 물리빼고 3개 다 좋아했어요. 특히 지구과학을요.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 별명이 '제물포'였어요.ㅋㅋ 제 땜에 물리 포기라고..
인과관계가 성립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 때 물리에 흥미는 커녕 싫어하게되어서 ㅠㅠ 고등학교 진학을하며 문이과를 고를 때 문과를 선택하게되었어요.
수리와 한국지리를(과학이라기보단 자연현상의 이해지만요) 유달리 좋아했던건 이과에대한 흥미가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원소주기율표도 재미있게 외우던 기억에 "브루노와 수소이야기"는 귀여운 그림책으로 어떻게 과학을 친근하게 풀어낼까 궁금하여 주문하게되었어요.
첫 챕터는
브루노가 방학을 하고, 함께 생활하는 애완동물 카멜레온 '보위'와의 일화를 담기도 해요.
그러다 두번째 챕터에서
시간보내기에 아주 좋은 도구가될 돋보기를 찾아서 파리부터 나뭇잎 등 이것저것 관찰하기 시작해요.
브루노는 이 돋보기가 지루한 여름방학의 구세주라고 생각해요.
"이 작은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비밀이 숨어 있을까!"
저는 이 구절을 읽는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사실 과학은 삶속에 그대로 녹아들어있어요.
자연과 삶을 논리있게 해석한 것이 과학일테니까요.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커피만해도
전기포트가 물을 어떻게 끓는지,
원두를 어떻게 믹스로 만드는지,
어떤 재질로 포장되어 나오는지...
사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들이 익숙해졌기에 그저 자연스런 일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면서, 책속에서 또 이런 구절도 있어요.
어떻게 바로 눈앞의 이런 놀라운 세계를 발견하지 못했을까!
어쩌면 정신없이 살고 있는 어른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ㅡ.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자동차 경적을 울려대며,
온통 기계데 의지햐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잠시 시선을 돌려 다른 세상을 한번 둘러보고,
그 경이로움에 감탄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뜨끔하죠?
정말 핸드폰 노트북 자동차 등 기계에 한시라도 눈을 떼거나 손을 떼질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세번째 챕터에서
과학세계를 탐구하는 신비의 안경을 얻게된 브루노의 본격 수소원자와 만나게됩니다.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보다도 훨씬 작은 수소!
종이를 가위로 자르며 물질을 무한대로 자를 수 있는지
..
그리고 모래 한 알, 공 하나, 인형, 알약, 팝콘, 건물, 산, 지구.. 이 모든 것이 원자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게돼요.
92가지 원자를 어떻게 조립하느냐에따라 다양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간단하고도 신비한 비밀이죠.
이 책의 장점은 과학의 지식 전달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브루노의 일상 방학 가족과의 하루하루에 시간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그 스토리 사이사이 과학이 녹아들어있어요.
사실 어떤 과학이야기거 숨어있을까? 의식하지 않고 읽으면 브루노의 평범한 여름방학이야기라고 생각될꺼에요.
그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아요.
딱딱할 수 있는 수소와 원자의 어마어마한 숫자 우주의 나이 별과 인간의 원자구조 바다의 기원..이런 이야기들이 정말 귀여운 대화형식으로 브루노의 시선에서 귀엽고도 가볍게 흘러갑니다.
서평을 적으면서도 두번 더 읽어본 그런 소중하고 즐거운 과학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