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4
에밀리 휴즈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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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건축학, 조경학의 심미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건축가, 조각가에 대한 동경을 가진 나에게는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이사무 노구치의 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순수예술의 큰 범주로 보면 회화, 조각, 건축을 포함해서 음악과 무용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하는데
나는 이런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예술가들의 인생 일대기를 살펴보는 것을 좋아했다.

한 천재적 예술가가 태어나기까지의 배경, 자라온 환경. 주변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고 한 사람으로서 어떤 성장을 했는지가 그의 예술관과 작품에 투영되는 것 같다.

책을 통해 바라본 이사무 노구치의 삶은 밝거나 순탄치 않다.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던 이사무 노구치의 책 달팽이의 첫 장은 그의 거절로 시작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전시에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여요청을 그는 거절한다.
아이들을 위해 멋진 놀이터를 짓고 싶어하던 그의 제안을 미국은 거절하였고, 전쟁의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전당을 짓고 싶던 그의 제안을 일본은 거절하였다.

그는 자신을 미국인 이라고도 일본인 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달팽이라고 여긴다.
깨지지 않을 듯 한 강인한 돌을 전투를 치르듯 깨기도 하고,
작은 충격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도자기를 세심하게 빗어내기도 한다.
그는 오로지 예술가의 삶을 살기로 다짐한다.
그의 예술작품(조각, 가구, 건물 등)을 보고있노라몬 침묵과 고독이 주는 선물같다.
‘긴시간 외부와의 단절 & 내면과의 싸움’의 산물이랄까.
그래서 그의 작품은 정갈하고 여백과 잔잔한 여운의 아름다움이 남는 듯 하다.

다소 어두운 시간들이었을지라도
그의 손길에는 강인함과 세심함 그리고 빛이 있다.
책에선 간단한 글로 그의 삶을 투명하게 읽어주고
따스한 색연필로 일러스트를 그려서 이사무 노구치의 삶을 어루어만져준다.

아카리의 빛에서 사랑을 느끼는 이사무 노구치의 전등을 바라보는 눈빛은 책 마지막장을 덮고도 긴 여운을 준다.
담백하게 담은 한 예술가의 삶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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