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부산 토박이인 나는 눈 내리는 장면이 내 기억 속엔 거의 손꼽을 정도로 없다. 무주 덕유산을 등산했을 때와 스키 탈 때, 제주도 사려니 숲길을 걸을 때 설산을 경험하고 소복이 쌓인 눈을 수시간 걸어보기도 했지만 막상 눈이 내리는 모습은 보질 못했다. 그래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나 캐럴이나 겨울 이미지에 나오는 눈썰매, 눈사람, 눈싸움 등의 그림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우리 첫째는 눈을 보고 싶단 말을 자주 한다. 하루는 함께 쇼핑을 하다가 눈사람 만드는 집게 도구를 사고 싶다길래 “부산에선 쓸 일이 없을 거야ᅲᅲ"라고 대답해 주었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엄마가 순수한 아이의 동심을 너무 차단시켰나? 싶은 생각도 든다. 눈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귀여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히 들던 차 출판사 올리 글그림 김리라 작가님의 사랑스러운 겨울눈 그림 동화책이 출간되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 따스하고 시원하고 부드러움이 다 들어간 그림이다. 특정 주인공이 있진 않지만, 귀여운 쥐들과 고양이 그리고 눈사람이 등장한다. 쥐들이 눈을 즐길 준비 태세를 갖추는 장면으로 책이 시작한다. 나무를 잘라 콘을 만들고 눈을 굴려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콘 아이스크림은 물론 구슬 아이스크림까지! 얼음을 잘라 만든 그릇에 눈가루 솔솔 빙수도 만들고 고양이가 밟고 지나간 눈 위의 발자국에 막대 아이스크림도 뚝딱 만들어낸다. 귀여운 눈사람들과 고양이, 쥐들은 함께 눈 파티를 즐긴다. 마지막 장에 해가 뜨며 녹아내린 눈사람들 곁에서 쥐 한 마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나도 어릴 적 무주나 양산에 스키 타러 가 선 자연 눈 혹은 인공눈으로 열심히 눈사람을 만들고서는 녹으면 정말 슬플 것 같단 생각을 했던 그 당시의 순수한 마음이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아이는 책에서 새하얀 눈을 잘 느낄 수 있었는지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두 번 세 번 또 읽는다. 겨울철 아이와 읽기 좋은 그림 동화책이다 :)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