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씨는 늘 가는 단골 식당도 있고, 이웃과 소통도 즐기며, 소소하지만 경쾌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이다. 멋진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웃과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자주 찾는 가게에서 항상 먹는 두부 오믈렛을 주문하고 신문을 펼치는데, 글씨가 흐리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안경점에 방문하여 안경을 새로 맞추면서부터 본 스토리가 시작된다. 바로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주름이 자글자글 주글주글 돋보여 충격에 휩싸인다. 그 후로 멋진씨는 모자로 가리고 수염으로 가리고 도서관에서 피부 관련 책을 읽고 팩을 붙이고 잠을 청하는 등 온종일 온 신경이 주름에 곤두서있다. 나 역시 너무나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줄곧 쓰던 안경의 도수를 높인 후 혹은 안경을 쓰다가 오랜만에 콘택트렌즈를 사용했을 때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내 얼굴 나의 피부에서 충격을 받고서 그 후로는 주름, 기미, 주근깨만 보이고 남들도 그것만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꽤나 오랫동안 의식을 했던 것 같다. 멋진씨의 잔뜩 위축되고 타인의 시선을 본인의 주름을 보는 것이라며 부끄러워하고 의식하는 행동들이 무척 공감도 가면서 짠하기도 하고 했다. 사실 우리의 신체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이가 듬에 따라 목소리가 굵어지고 주름이 생기고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번 의식하기 시작하면 내 모습을 사랑하고 아끼기보다 남과 혹은 과거의 자신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우리 첫째는 막내가 태어나고 나니 자그마하고 옹알이하는 아기가 귀여웠는지 자신도 아기가 되고 싶다며 갑자기 기어다니고, 아기 젖병이나 쪽쪽이를 물려고 하거나, 응애응애 하며 우는 시늉을 한다. 동생이 생기면서 첫째는 퇴행기를 겪을 수 있다더니 막상 눈앞에 일어나니 당혹스러웠다. 지금의 너 모습도 충분히 예쁘다고, 아기는 아기여서 예쁘고 너도 아기였으며 지금의 너의 또렷한 발음과 맑게 뛰노는 모습이 예쁜 거라고 말해주어도 아직은 아기가 되고 싶다는 우리 첫째. 주름 때문이야 를 함께 읽었는데, 아이가 일주일째 이 책을 자기 전 매일 읽는다. 책에서 멋진씨에게 메시지를 받은 걸까? 더 이상 아기 흉내를 내지 않으며 아기도 예쁘고 자신도 (조금 더) 예쁘다며 농담도 하는 대견한 모습을 보였다^^ 독자로서도 답답해 보이던 수염을 벗어던지는 멋진씨의 모습은 정말 유쾌하고 상쾌함 그 자체였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삽화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멋진씨가 들려주는 주름 때문이야! 유아 그림책 추천합니다 :-)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