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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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조훈현

 

  이 세상과 거의 단절되어도 별 문제가 없는 직업이 뭘까요? 음악가와 소설가가 좁은 골방에 틀어박혀 음악만 만들고 글만 쓰니까 세상과 단절되어도 될 듯 하지요. 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도 기계와 씨름하는 사람들이니 좁은 연구실에서 지내도 됩니다. 그러나 시대와 대중의 요구를 잘 읽어야 좋은 곡, 좋은 소설을 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려 무던히 힘썼죠. 음악가, 소설가, IT 업계 사람들 모두 세상과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반면 신선놀음이라는 그림을 상상해봅시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놀이가 있습니다. 흰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고, 달관한 표정의 신선들이 구름을 타고 한가로이 노닙니다. 그때 그들은 대부분 바둑을 두고 있죠. 그만큼 바둑이라는 종목이 세상과 담을 쌓아도 큰 문제가 없는 게 아닐까요? 저자의 스승인 세고에는 쌀 한 가마니 값, 버스 노선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세상살이에 신경을 쓰느니 사활문제나 하나 더 풀라고 할 정도죠. 천재로 불리지만 현실에서는 바보에 가깝습니다.

  저자도 우리나라 바둑계에 큰 획을 그은 사람입니다.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죠. 자신이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 이창호라는 최고의 제자까지 키워냅니다. 둘은 선의의 라이벌이 되어 세계 바둑을 호령했습니다. 그러나 바둑이라는 특성상 세상과 많은 소통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살았죠. 정치·경제에는 관심이 덜하고, 티비나 드라마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핸드폰이 없을 정도에요. , 바둑 두 곳 중 어느 한 곳에는 저자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렇게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저자가 그러나 내가 인생을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하면서 삶을 사는 법에 대해서 책을 썼습니다.

  저자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독속으로 들어가라 합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도 이 고독 속에서 수많은 밤을 보낸 사람들이죠. 그들의 화려함만 보이기 때문에 쉽게 뭔가 이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처럼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많은 말들이 다시 나옵니다. 그러나 성공한 강사, CEO, 펀드매니저, 스포츠 선수 등이 똑같은 말을 했더라도 조훈현이 하는 말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고독의 최고봉인 바둑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던 사람의 말이라 그렇겠죠.

  저자는 아주 현실적입니다. 신선놀음을 하는 사람치고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현실적입니다. 꿈과 현실 중에서 갈등하는 젊은이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먹고 사는 길부터 먼저 뚫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둑이 정말 좋아서 바둑만 두며 살고 싶다는 예비 기사에게도 저렇게 조언하겠죠? 저자 자신은 어린 나이에 연고도 없는 일본까지 날아가 오로지 바둑만 두는 비현실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그가 하는 말이니 이 또한 묘미가 달라요.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와 그 전보다 많은 패배를 경험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패배의 아픔에 고통스러워합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은 내려놨지만 승부근성까지 버리지는 않았죠. 경쟁과 교류가 있어야 그 사회가 발전한다고 말하며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람입니다.

  고독한 어린 시절, 영광스러운 전성기, 이겨야 한다는 조바심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상태, 그렇지만 경쟁은 언제든 환영한다는 태도. 행마가 제비마냥 참으로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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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승 10패 - 나의 이탈리안을 만든 남자, 사카모토 다카시의 성공철학
오자키 히로유키 지음, 이아랑 옮김 / 인스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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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10- 오자키 히로유키

 

  “앉을 곳도 없는데 스테이크를 대접하다니”.

  미국 드라마 <프렌즈>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그만큼 스테이크라는 요리는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음식이에요.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는 식사시간만 2~3시간은 걸리죠. ‘고급’, ‘여유라는 틀에 갇힌 생각을 저도 해왔습니다. 일반적인 생각이라면 누구나 이 틀을 깨뜨리기 힘듭니다.

  여기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습니다. ‘고급스럽지만 싸게 제공하자. 대신 여유를 줄이자. 서서 먹으면서 회전률을 높여서 해결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죠. 사카모토 다카시의 나의 프렌치 에비스점은 파격적입니다. 좌식 테이블을 입식으로 바꿔서 22석에 불과한 식당을 50석으로 늘렸습니다. 객석 회전율이 0.75일 경우 원가율을 17%까지 낮춰야 겨우 본전입니다. 원가율이 더 낮아지면 맛이 없겠죠. 더구나 보통 75%도 안 들어차 있는 레스토랑이 더 많아요. 그렇게 해야 겨우 본전이라는 손익 시뮬레이션을 받았다면 좌절하기 쉽습니다.

사카모토 다카시는 발상의 전환을 합니다. 회전율을 4.0으로 높이면 원가율을 88%까지 올리더라도 흑자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합니다. 회전율을 높이면 이익이라는 생각을 누군들 못할까요. 대형 프렌차이즈 레스토랑이 가득한 시장에서 틈새를 찾아냈네요. 고객의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맛있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게 됩니다. , ‘여기서는 빨리 먹고 나가줘야 하는 곳이구나라는 마음으로 후다닥 먹고 나가죠.

  사카모토 다카시는 12번 창업을 했으며 그 중에서 겨우 2번만 성공을 거두고, 나머지 10번은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창업 210>. 겸손한 의미로 10번의 실패지만 많은 것을 현장에서 배웠고 그 노하우를 다음 창업에 그대로 활용합니다. 이 노하우는 두 가지입니다. ‘본질을 발견하는 힘’, ‘사람을 움직이는 철학이죠.

  본질을 발견하는 힘으로 다섯 가지를 알려줍니다. 매칭 사고력을 길러야 합니다. 언뜻 보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의문이나 문제, 아이디어를 조합하지요. ‘나의 레스토랑이라는 컨셉도 일본에서 유행하는 선술집의 형태를 끌어왔습니다. 질문력을 중시합니다. 평소에 만약 ~~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아마 사업에 뛰어든 것이 12번일 뿐이지 머릿속에서는 수천 수백의 사업이 세워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을 거에요. 계속 저런 질문을 던졌을테니까요. 관찰력, 실험력, 네트워크력도 활용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철학은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데 돈보다는 마음을 줍니다. 사카모토는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다른 곳에서 요리사를 스카우트 하는 것을 싫어해요. 금전보다 마음의 연대를 중시합니다. 부하 직원은 리더에게 능력’, ‘다정함을 요구한다죠? 대부분의 리더들이 능력만을 최고로 보고 급여만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급여를 많이 주는 일도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다정함을 주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다정함을 준답시고 오해를 불러올 때도 많고요. 물론 급여가 너무 낮은 것도 절대 안 됩니다. 넉살 좋기로 유명한 사카모토 다카시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에게서 칭찬도 많이 받았네요. 넉살이 좋으면 다정함을 전파하기에 유리합니다.

  사카모토 사장은 69세에 13번째 창업을 하고, 76세에 주식공개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 증권 시장의 역사에서 최고령 IPO 사장 기록을 경신할 예정이라네요. 76세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나이일까요? 사카모토 사장이 할아버지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어떤 젊은이들보다도 젊은 사고력과 창의성을 가진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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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大전환, 한국의 大기회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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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전환, 한국의 대기회 - 전병서

 

중국은 미국 다음의 G2일까요,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일어선 나라일 뿐일까요? 인터넷에서는 중국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보게 됩니다. 환타지에서나 볼 법한 내용들이죠. 중국에서 부실공사로 아파트가 무너졌습니다. 아파트 외벽에 들어가는 철근 대신 대나무를 이용했으며, 저질 콘크리트와 벽돌을 썼는데, 큰 외벽 건물에 철근이 하나도 없기도 했죠. 재료비를 아끼려고 부실공사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중국은 그 비리 스케일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이토록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국민성을 가져서 중국은 후진국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지요.

중국이 후진국일까요?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한국이 유일하다 할 정도로 중국은 성장해버렸습니다. 30년간 평균 10%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성장을 계속했어요. 5%도 되지 않는 성장률을 가진 우리나라가 부러워할 수밖에 없네요. 중국은 지금도 7~8%의 성장을 계속하니까요.

팍스 아메리카노 시대를 구가하던 미국이 2008년 크나큰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여전히 G1이라는 위상을 지니지만 예전만 못하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 위기의 주범이었습니다. ‘양적 완화라는 멋들어진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결국 프린터기로 달러를 마구 찍어내서 미국 경제를 살렸을 뿐이죠. 그 폭탄은 아직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중국은 G1인 미국에게 큰소리치는 경제력을 키웠습니다. 미국이 찍어낸 3.8조 달러를 현찰로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비위를 거슬리게 한다면 어디 돈 빌린 주제에, 돈이나 갚아라고 말해버려 미국을 패닉 상태로 만들 능력이 있습니다. 돈 빌린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게 빌려준 사람의 돈 갚으라는 말 한마디 아니겠어요?

중국은 벌고 남는 돈으로 대국으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세계의 특이한 자원들을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입니다. 희토류는 거의 중국이 쥐고 있으니 나중의 과학 발전이나 신기술 개발에도 훨씬 유리하지요. 군사력도 증강시키고 건국 이후로 문제되던 국경문제를 서서히 해결하고 있습니다. 일본, 베트남, 미얀마,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소련, 몽골, 북한과 국경문제를 안고 있지만 딱히 어느 나라도 중국의 상대가 되기 힘들어보입니다. 강대국 일본조차도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일본수출 중단에 들어가버리자 일본도 즉각 중국 선원을 풀어줘야만 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이어도에도 욕심을 내는 모습이지요.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이라는 우리나라에 섬뜩한 정책도 추진 중이죠. 얼마 전에는 AIIB를 출범시키며 중국이 주도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가 사실상 발족했습니다.

우리나라 바로 옆에서 이렇게 대국이 성장하는 게 큰 위협이 됩니다. 일제의 침략을 받은 역사가 잘 말해주죠. 저자는 8장에 걸쳐 중국의 특성과 변화, 중국의 장단점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때로는 너무 구체적이어서 이 말이 맞나? 싶을 정도에요. 예를 들면 중국이 서비스 업으로 전환하는 중인데 우리는 핸드폰, 반도체와 같은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다. IT나 금융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합니다. 너무 스케일이 큰 얘기라 이해가 어렵네요.

저자는 애널리스트와 뱅커로 25년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칭화대, 상하이 푸단대에서 경영대학원 공부를 했습니다. 중국에서 상해 한화투자자문과 중국경제금융센터에서 일했고, 자문위원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이런 중국 전문가인 저자는 중국을 대단히 높게 평가합니다. 중국을 지금 승천하는 용에 비유합니다. 중국이라는 용이 승천하려 할 때 그 머리 위에 올라타야 하며, 용의 머리에 올라타는 방법과 배짱을 기르자고 주장합니다. 중국에 대해 쓴 책 중에서 아주 전문적이고 상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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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 우리 시대의 가장 독보적인 아트 컬렉터와의 대화
찰스 사치 지음, 주연화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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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사치, 아트홀릭 - 찰스 사치

 

  작년 겨울 <속사정 쌀롱>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재밌는 영상이 방송되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보여주고 과연 이 그림의 가격은 얼마인가?’하는 주제였죠. 같은 그림을 지하철역과 갤러리에 걸어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예상 가격을 물었습니다. 지하철에서는 41만 원 정도, 갤러리에서는 295만 원 정도라고 사람들이 값을 매겼네요. 진중권 교수에게도 이 그림은 가격이 어느 정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방송이니 너무 낮은 가격이나 높은 가격을 말하기는 곤란했겠죠. 그래서 40만 원에서 27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애매하게 대답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대 반전이 있습니다. 그 그림을 그린 작가가 장동민이라는 개그맨이라는 점입니다. 예술작품이라고 보던 그림이 그냥 개그일 뿐이었죠.

  장동민의 낙서를 보면서 예술이라고 하니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는 게 예술인가봅니다. 이 예술작품이 얼마나 객관적일지 늘 의문입니다. 고가의 그림으로 유명한 클림트, 피카소, 반 고흐, 르느와르, 세잔, 모네 등의 그림을 보면 생각합니다. ‘못 그렸다’. 그래도 창의성,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 관점의 변화 등 무언가 내가 잘 모르는 예술성이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작품보다 더 값이 비싼 잭슨 폴록의 <No. 5>추상 표현주의의 대가라는 말이 아무리 현란하게 수식해주더라도 모르겠습니다. 왜 세계 최고가의 그림인지도 모르겠고, 그저 난해할 뿐입니다.

  이런 예술 작품을 싼 값에 사들여서 비싸게 되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평가 되어있는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발견하는 능력만 있다면 큰 이익을 보겠죠. 마치 주식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자와도 비슷합니다. 다만 예술 작품이라는 게 너무도 주관적입니다. 누가 보기에는 위대한 예술이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짝에 필요 없는 물건이기도 하지요.

예술이라는 학문이 모든 사람이 객관적으로 만족하도록 수치화하기 힘듭니다. 그러니 저평가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고 고평가화하기도 쉽겠죠. 예술계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대한한 작품이 아닐지라도 대단한 작품처럼 포장하는 능력이 있다면 쉽게 돈을 법니다. 주변에서는 욕을 하겠지만요.

  찰스 사치는 이라크 출신 유대인, 영국의 기업인이죠. 사치 앤 사치의 창업자이기도 하고, M&C 사치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컬렉터로서 더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컬렉터의 의미를 잠깐 살펴보면 이들은 개인적 수집 활동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활동을 수행하며, 한 시대의 미술계를 이끌기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사치에게 딱 맞네요.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이 예술계에 큰 영향을 주었듯, 찰스 사치는 개인에 불과하지만 영국과 세계 예술에 큰 입김을 행사합니다. 사치갤러리를 열어 영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후원하지요. ‘데미언 허스트를 후원해 향후 세계미술시장에 주목 받는 작가로 만들었습니다. YBA 작가들도 덕분에 유명해졌죠.

  사치는 예술계에 악영향도 끼쳤습니다. 예술이 자본에 의해 좌우되어버렸죠. 이제는 예술작품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어도 그 작품이 정말 뛰어난 가치를 지녔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투기 세력이 가격을 높인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사치가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지금은 예술이 순수하게 예술로 존재하기 힘듭니다.

  사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똑똑하며,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는지 잘 아는 사람입니다. 인터뷰 내내 불쾌할 법도 한 질문에 답을 잘 해줍니다. 유머러스하기도 하네요. 동시에 괴팍하고, 깐깐하며, 옹고집이 가득합니다. 음악, 미술, 건축, 조소 등 예술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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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부모는 강하게 키운다
미야모토 데쓰야 지음, 혼다 토모쿠니 옮김 / 아이위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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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부모는 강하게 키운다 - 미야모토 테츠야

 

여기서는 질문 금지란다. 모르는 문제는 풀지 마!”

스스로를 냉혈교사라고 말하며 아이를 쫓아버리는 학원 원장이 있습니다. 그것도 용기를 내서 질문하는 초등학생에게 이렇게 나무랍니다. 벌써 학부모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저자인 미야모토 테츠야는 와세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야모토 수학교실이라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진학률이 아주 뛰어난 수학학원이라는 걸로 봐서 가르치는 학생들은 초등학생이겠죠? 저자의 교육 방법을 강육론이라고 해서 아이들을 강하게 육성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을 정도에요.

저자는 아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지금의 행태에 강하게 반대합니다.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모성본능(아버지도 해당하니 부모본능)을 충족시키려 해서는 안 되죠. 저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들을 보면 아들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이렇게 귀여운 모습 그대로 남아줬으면싶을 때가 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저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죠.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성장하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웁니다. 부모라면 그러한 성장을 인정해주고 맞춰주는 코치가 되어야겠죠.

저자는 아이가 가장 먼저 노력하는 자세를 배우도록 가르칩니다. 편안하고 쉽게 공부하는 방법이 아니에요. 아주 진지한 자세로 옷차림부터 단정히 하고 배움에 임해야 한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려는 태도를 지니게 되죠.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스스로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거든요.

책 제목에는 아주 공감합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강하게 키웁니다. 그러나 수업 시간의 분위기가 숨막히는 면은 있네요. 수업 방식은 이렇습니다. 커리큘럼을 공개하지 않아서 예습이 불가능하게 합니다. 문제가 나오면 학생들은 아무런 힌트 없이 문제를 풉니다. 아무도 푸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만 힌트를 줍니다. 힌트를 바탕으로 누군가 한 학생이라도 답을 맞히면 그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그 답을 못 맞힌 나머지 학생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저자의 교육 방침으로 아이의 머릿속을 물음표로 가득 채우는 방법을 씁니다. 그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을 아이들에게 경험시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기쁨을 누리게 되죠. 이런 교육 방법은 문제의 수준을 잘 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풀어낼 능력보다 아주 약간 높은 정도로 설정해야 하죠. 그래야 작은 성공 경험을 학생들이 쌓아갑니다. 만약 수준이 떨어져서 그 약간의 부하를 못 견디는 학생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는 냉혹합니다. 그런 학생은 별로 가르치고픈 생각이 없다는 말투에요. 자신의 교육 방식에 목말라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굳이 안 되는 학생까지 자신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식이죠.

책의 뒷표지에 이런 아이가 진짜 강한 아이다라고 해서 정리를 해뒀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일궈내는 아이로 키워야 할텐데, 과연 저자의 방식으로 가능할지 의문도 듭니다. 저자는 일하지 않고 일할 의욕마저도 없는 나약한 젊은이를 양산하는 일본 공교육을 비판합니다.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 이런 주장을 하는 교육자도 필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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